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LG 트윈스가 전날(27일) 깨어난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두산 베어스 마운드를 두들겼다. '장발에이스' 케이시 켈리 또한 좋았을 때의 퍼포먼스를 제대로 뽐냈다. 반면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썼던 두산은 믿었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무너지며 3연패의 늪에 빠직 말았다.
LG 트윈스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잠실라이벌 원정 맞대결에서 9-2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올해 극심한 부진 속에서도 유독 두산을 상대로는 강했던 LG의 '장발에이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전에서 2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 중이던 켈리는 7이닝 동안 투구수 101구, 8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개인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시즌 7승째를 수확했다. 개인 통산 두산전에서만 12승째.
타선에서는 오스틴 딘이 5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도루로 '원맨쇼'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문보경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아올랐고, 홍창기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박해민과 오지환이 각각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취채진과 인터뷰에서 "투수도 안 좋은데 타격감도 안 좋으니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연패를 했었다. 하지만 (27일) 타격이 터져서 부담을 덜었다. 어쨌든 타격감이 올라오는 느낌이다. 쳐야 재밌게 야구를 하고 이길 수 있다"며 28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전날 9득점을 만들어냈던 LG의 타선은 진짜 눈을 뜬 모양새였다.
LG는 1회 선두타자 홍창기의 안타와 문성주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2사 1루에서 오스틴 딘이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의 3구째 139km 스플리터를 공략했다. 오스틴의 타구는 무려 170.7km의 속도로 쭉쭉 뻗어나갔고, 116.7m를 날아간 후 좌익수 뒤쪽의 관중석에 꽂히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12호 홈런.
선취점을 빼앗긴 두산도 곧바로 고삐를 당겼다. 두산은 2회말 선두타자 양석환이 안타를 터뜨리며 물꼬를 튼 뒤 후속타자 강승호가 연속안타를 쳐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박계범이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상타로 물러나면서 찬스가 무산되는 듯했으나, 김태근이 LG 선발 케이시 켈리의 4구째 132km 커브를 공략해 한 점을 추격했다. 하지만 '에이스' 알칸타라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두산의 쫓아오자 LG는 멀리 달아났다. LG는 3회초 2사 주자 없는 사오항에서 오스틴의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문보경이 알칸타라의 4구째 137km 스플리터를 퍼올렸고, 이번에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흐름을 탄 LG는 계속해서 4회 선두타자 박해민의 안타 이후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마련된 1사 2루에서 홍창기가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6-1까지 간격을 벌렸다.
두산에게도 찬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산은 2회 득점 이후 4회 강승호가 투수 땅볼로 출루, 박계범이 안타를 터뜨리는 등 득점권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해결사'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쉽사리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그리고 경기 중 '악재'도 발생했다. 7월부터 타격감이 상승곡선을 그리던 호세 로하스가 1회 타격 과정에서 허리 미세 통증을 느껴 3회말 공격에서 홍성호로 교체됐다.
염경엽 감독은 "오늘은 무조건 켈리가 6이닝을 끌고 가야 한다. 중간 투수들의 휴식을 위해서 맞더라도 끌고 가야 한다"며 "켈리가 이닝도 먹고, 잘 던져줘야 한다. 예년의 켈리로 돌아가 주는 것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그 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켈리가 역할을 해줘야 팀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간절하다"고 말했는데 '에이스' 맞대결에서는 켈리가 함박미소를 지었다.
켈리는 타선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6회까지 총 세 번의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는 등 두산 타선을 꽁꽁 묶어냈다. 특히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한 이후에도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켈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실점을 기록했으나, 승기에 큰 영향은 없었다. 반면 알칸타라는 지난 5월 26일 SSG 랜더스와 맞대결에서 7실점 경기를 펼친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을 기록하는 등 아쉬움을 남겼다. 위안거리가 있다면 대량 실점에도 5⅔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이었다.
무게의 추는 8회에 확실하게 LG 쪽으로 기울었다. LG는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해민과 신민재가 연속 볼넷을 얻어내며 1, 2루 기회를 손에 넣은 뒤 문성주의 1루수 땅볼성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로 크게 튀어올랐다. 두산 1루수 강승호는 재빠르게 타구를 잡아낸 후 1루 커버를 들어오는 김정우에게 공을 건넸으나, 문성주의 발이 더 빨리 1루 베이스에 도달했고,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점수차는 7-2까지 벌어졌다.
켈리가 사령탑의 기대보다 더 훌륭한 투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LG는 본격적으로 굳히기에 나섰다. LG는 백승현이 마운드에 올라 8회말 수비를 실점 없이 막아냈고, 9회초 이날 1군의 부름을 받은 '이적생' 최승민이 첫 안타를 적시타로 연결, 신민재가 한 점을 더 보탰다. LG는 9회 오석주가 바통을 이어받아 뒷문을 걸어잠갔고, 주말 3연전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LG 선발 켈리가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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