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위해 LG의 '승부수'…"부담 느끼지만, 모두가 갖고 있다" 최원태의 각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부담은 느끼지만"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29일 오전 1대3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최원태를 품는 대가로 '유망주' 이주형과 김동규,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건넸다.

최원태는 지난 2015년 넥센(現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29일 경기 전까지 8시즌 동안 184경기에 등판해 66승 48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 중이다. 최원태는 데뷔 초반인 2017년부터 2019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했지만, 최근 3년간은 단 한 번도 10승을 손에 넣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키움이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7경기에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3.25로 최고의 전반기를 보낸 끝에 LG로 이적하게 됐다. LG가 최원태를 품은 이유는 확실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기 위함이다. LG는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즌 내내 4~5선발로 인해 고민이 많았다. 수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지만, 단 한 명도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까닭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28일 경기가 끝난 뒤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지만, 최원태는 이날 오전에 연락을 받았다. 그는 "일어났는데 트레이드가 됐다고 해서 밥 먹고, 고척에서 짐을 챙겨서 나왔다"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10시쯤 연락을 받은 것 같다. 놀라기도 했고,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LG는 최원태를 품에 안게 되면서 여러 옵션을 손에 쥐게 됐다. 김윤식이 선발진에 복귀하게 될 경우 선발 수업을 받은 이정용과 이지강이 롱릴리프로 이동하게 된다. 그리고 2군에서 피칭을 시작한 이민호는 상황에 따라 불펜 또는 6선발 자원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선발진은 물론 불펜까지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염경엽 감독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사령탑은 "(최)원태는 어렸을 때 나와 함께 했기 때문에 적응하기 훨씬 편할 것이다. 나도 원태를 잘 알고, 원태도 나를 잘 안다. 전반기보다는 후반기 승리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원태는 "감독님께서 점수 안 주려고 하지 말고 방망이 좋으니, 빠른 승부를 원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래도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박동원은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고, 오지환은 훈련소 동기로 평소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최원태는 "(알던 동료들이) 적응을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오)지환이 형과 훈련소부터 친했는데 잘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쑥쓰럽게 웃었다.

최원태가 이적하게 되면서 키움 동료들은 SNS를 통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이정후는 최원태의 건강까지 챙겨주는 모습. 그는 "키움 선수들과 정말 친하게 잘 지냈었는데, 이별을 하니 슬프다. 하지만 이제는 LG 선수기 때문에 선배님들이나 형들, 친구들과 빨리 친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LG에서는 최원태의 성적이 좋아질 확률이 높다. 수비의 탄탄함은 물론, 타선과 불펜의 힘이 키움보다는 좋은 까닭이다. LG는 그야말로 '우승'을 위해 최원태를 영입한 셈이다. 최원태는 "작년에도 (한국시리즈를) 해봤지만, 한 번 경험을 해보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정규시즌 1위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부담은 느끼지만, 모두가 갖고 있는 것이다.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29일 등판 예정이었던 최원태는 트레이드로 인해 등판이 취소됐다. 하지만 LG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감기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30일 잠실 두산전에서 LG 선수로 첫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LG 트윈스로 이적한 최원태. 사진 = 잠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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