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속 올릴 필요가 있나.”
KIA 스마일가이 윤영철(19)이 ‘신인왕 레이스’선두주자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했다. 29일 광주 롯데전서 6이닝 1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6승(4패)을 따냈다. 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 5일 인천 SSG전에 이어 승리와 퀄리티스타트를 동시에 수립한 두 번째 경기였다.
윤영철은 4월 1패 평균자책점 4.85, 5월 3승 평균자책점 2.03, 6월 3패 평균자책점 6.86을 기록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다시 페이스를 올렸다. 3경기서 3승(구원승 1승 포함) 평균자책점 1.32. 가장 좋은 월간 성적이다.
사실 6월 들어 안타를 많이 맞으면서 이젠 분석이 된 게 아닌가 하는 반응도 있었다. 130km 후반의 패스트볼에 좌우타자 모두 몸쪽과 바깥쪽 보더라인을 활용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이 정교한 커맨드와 경기운영능력만으로도 탈 신인급이지만, 점점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춰 들어온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윤영철은 7월 들어 오히려 힘을 냈다. 더 정교한 커맨드로 중무장했다. 신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가운데로 들어가는 실투가 많지 않았다. 시즌 15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3.75. 신인왕 1순위로 꼽히는 문동주(한화, 17경기 6승6패 평균자책점 3.48)와 대등한 성적이다. 신인왕 경쟁서 밀릴 이유가 전혀 없다.
궁극적으로 구속을 조금만 더 올리면 제구가 안 된 공도 구속 차를 활용해 파울이나 헛스윙 유도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중계를 통해 공에 묵직함을 더하려면 투구 동작에 들어간 뒤 왼손과 오른손을 글러브에서 분리하는 타이밍을 늦춰 충분히 힘을 모으고 던지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이게 안 되면 구속을 올리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윤영철이 굳이 구속을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등장했다. 현역 시절 ‘느림의 미학’으로 유명했던 KBS N스포츠 유희관 해설위원이다. 유희관 위원은 29일 롯데전을 박용택 해설위원과 함께 중계하면서 오히려 윤영철이 커브를 연마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추천 및 조언했다.
유희관 위원은 중계를 통해 “굳이 구속을 올릴 필요가 있나. 디셉션이 장점이고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을 완벽하게 가져간다. 구속을 올리는 것보다 롱런이 중요하다. 더 좋은 투구를 할 필요가 있다. 어른 호랑이, 베테랑 같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윤영철이 지금의 포심-슬라이더-체인지업에 커브를 추가하면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이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봤다. 유희관 위원은 “커브를 연마하는 게 좋다. 그러면 타이밍을 맞춰서 치기가 어려워진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브레이킹 볼로 가볍게 카운트(스트라이크)를 잡고 커브를 던지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고, 경기를 편안하게 운영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윤영철은 지금도 커브를 던진다. 그러나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구사율은 1.9%다. 안 던지는 수준이다. 완성도를 좀 더 올려 실전서 많이 활용하면 효과를 볼 것이라는 얘기다. 박용택 위원은 유희관 위원의 여름 얘기에 “체력 세이브가 된다는 거죠”라고 했다. 커브를 제대로 던지면 투구수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유희관 위원이 현역 시절 101승을 쌓을 수 있었던 건 극강의 커맨드와 함께 커브 구사 능력도 한 몫 했다. 기본적으로 느린 공을 던졌지만, 더 느린 커브로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유 위원은 현역 시절 연간 10% 안팎의 비율로 커브를 꾸준히 구사했다. 자신 역시 좌완 피네스 피처였으니, 경험을 토대로 한 조언이다. 이 역시 윤영철이 참고할 만하다.
[윤영철.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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