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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맥스 슈어저가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사이영상' 원·투 펀치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뉴욕 메츠의 꿈은 실현되지 못하게 됐다. 이러한 가운데 저스틴 벌랜더마저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 메츠는 2022시즌이 끝난 후 스토브리그에서 '큰 손'의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메츠는 지난 4년간 '뒷문'을 든든하게 담당했던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와 5년 1억 200만 달러(약 1301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FA(자유계약선수) 시장 개장을 알리더니 '최대어' 저스틴 벌랜더와는 2년 8666만 달러(약 1105억원)에 손을 잡으며 맥스 슈어저와 함께 '사이영상' 원·투 펀치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메츠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센가 코다이와 5년 7500만 달러(약 957억원), '집토끼'로 브랜든 미오와 제프 맥닐도 사수했다. 이외에도 FA 시장에서 영입할 수 있는 선수들을 그야말로 쓸어 담는 등 메츠는 2022-2023년 스토브리그에서 체결한 계약 규모 총액만 7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우승'을 돈으로 살 수는 없었던 모양새다. 뉴욕 메츠는 올 시즌 초반부터 부진에 시달렸고, 아직까지 5할 승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4위로 와일드카드를 통한 포스트시즌 진출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도 성적이 회복되지 않자 메츠는 '바이어(Buyer)'에서 '셀러(Seller)'로 입장을 바꿨다. 사실상 시즌을 포기한 것이다.
메츠는 최근 에드윈 디아즈를 대신해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마이애미 말린스로 떠나보냈다. 그리고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각)에는 벌랜더와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맥스 슈어저마저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했다. 심지어 메츠는 슈어저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연봉 3600만 달러(459억원)를 보조해 주는 대가로 '리빙 레전드'와 결별했다.
LA 에인절스가 오타니 쇼헤이를 트레이드하지 않겠다고 선언, 슈어저가 텍사스로 이적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이제 벌랜더의 거취다. 벌랜더의 올 시즌 성적은 슈어저보다 좋다. 벌랜더는 31일 개인 통산 250번째 승리를 손에 넣는 등 6승 5패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이다. 9승 4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한 슈어저보다 승리는 적지만 평균자책점이 크게 낮다. 그만큼 더 안정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시즌을 포기하고 선수들을 처분하고 있는 메츠는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벌랜더도 트레이드할 뜻을 갖고 있다. 현지에서는 LA 다저스와 벌랜더를 연결 짓는 모양새. 미국 '디 애슬레틱'은 "메츠가 슈어저의 전철을 밟거나,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해 벌랜더에게도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는 유망주 뎁스가 좋기 때문에 벌랜더의 친정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보다 바람직한 거래 파트너다. 하지만 슈어저와 마찬가지로 벌랜더 또한 전구단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는데, 팀을 효과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벌랜더도 마찬가지. 2024시즌 메츠가 우승을 노리지 않는다면, 팀을 떠날 마음을 갖고 있다.
물론 고려사항도 있다. 바로 몸값에 관한 것. 슈어저의 경우 텍사스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메츠가 3600만 달러를 보전했다. 하지만 슈어저보다 성적이 좋은 벌랜더의 경우 메츠가 보전하는 금액이 더 낮을 수 있다. 게다가 벌랜더는 2024시즌 140이닝만 채우면 2025시즌 3500만 달러(약 446억원)를 보장받는 옵션이 자동적으로 실행된다.
'디 애슬레틱'은 "다저스가 다음 시즌에 벌랜더가 140이닝을 던지면 2025년 42세의 나이에 3500만 달러를 보장해야 하는 옵션을 불편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카우트들 사이에서 다저스와 벌랜더의 떠들썩함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벌랜더가 다저스로 이적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저스는 31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59승 45패 승률 0.567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격차는 2경기에 불과하다. 최근 다저스는 트레이드를 통해 랜스 린과 조 켈리 등을 영입하며 우승을 향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분명 벌랜더의 트레이드 리스크는 크다. 페이롤을 줄이기 위해 몸부림친 것이 의미가 없어지는 까닭.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가 벌랜더를 품에 안는다면, '왕좌'를 되찾는 일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뉴욕 메츠 저스틴 벌랜더와 메츠 시절의 맥스 슈어저, LA 다저스 선수단.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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