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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토론토가 6선발 로테이션을 고수하는 한"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투구수 80구, 9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볼넷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1년 이상의 공백기를 감안했을 때 나쁘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류현진에게 돌아온 것은 패전의 멍에였다.
지난 시즌 중 토미존 수술을 받고 오랜 재활의 시간을 가졌던 류현진은 지난달부터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루키를 시작으로 싱글A를 거쳐 트리플A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총 네 차례 마운드에 올라 18이닝 동안 16탈삼진 4실점(4자책),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며 빅리그로 돌아올 준비를 모두 마쳤다.
류현진은 당초 지난달 말 LA 에인절스와 맞대결에 선발 복귀전이 예상됐으나, 토론토는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해 한차례 더 점검을 진행한 뒤 류현진을 등판시키기로 결정했고, 2일 볼티모어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류현진은 그동안 볼티모어를 상대로 매우 강했다. 9번의 맞대결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조금 달랐다. 지난해부터 유망주들의 잠재력이 대폭발하며 올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는 복귀전을 치르는 류현진을 두들겼다. 이 때문에 426일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의 복귀전 결과는 나쁘지 않았으나, 과정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류현진은 총 9개의 피안타를 허용했는데, 그중 5개가 장타로 연결됐다. 6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는 과정에서 선두타자를 잡아낸 것은 단 한차례에 불과했다. 모두 안타로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특히 타구속도 95마일(약 152.8km)의 이상의 하드컨택 타구도 10개나 발생했다. 류현진이 맞은 타구 중 가장 빨랐던 것은 무려 110.3마일(약 177.5km)에 달했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6회였다. 투구수에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류현진은 5이닝 동안 3실점을 기록하면서도 경제적인 투구수를 유지했고, 6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하지만 거너 헨더슨에게 던진 5구째 77.4마일(약 124.6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됐고,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이자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이닝 5실점의 결과는 분명 고무적이었다. 류현진은 1~2회 연속 실점을 기록하며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최소 실점의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3~4회에도 주자를 계속해서 내보냈지만, 동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볼티모어의 강타선을 묶어냈고, 5회에는 안타-볼넷으로 자초한 위기 상황을 병살타로 막아내며 이닝을 매듭짓기도 했다. 여전히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전체적으로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캐나다 '토론토선'은 "토론토는 류현진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복귀전에서 사이영상 최종 후보의 버전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13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녹슬지 않은 결과를 기대했던 것도 아니다. 이점을 염두에 두고 바랐던 것은 첫 임무를 완수한 정신적인 승리였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토론토선'은 "한국의 좌완의 복귀와 관련된 기분 좋은 순간은 볼티모어의 화력에 묻혔다"면서도 "2019년 4년 8000만 달러(약 1038억원)의 계약을 맺은 류현진은 토론토에서의 시간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4만 691명의 관중과 동료들로부터 따듯한 환대를 받았다"고 전했다.
동료들도 류현진의 복귀에 미소를 지었다.'류현진 바라기' 알렉 마노아는 "모든 사람이 류현진이 토미존 수술에서 너무 빨리 돌아와서 놀랐는지를 묻고 있다. 그는 항상 열심히 노력했고, 정말 좋은 루틴을 갖고 있다"고 복귀를 반겼고, 존 슈나이더 감독 또한 "류현진이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가 돌아와 팀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토론토선'은 "토론토가 6선발 로테이션을 고수하는 한 류현진은 오랫동안 경기를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최소한 몇 번의 선발 기회를 받기 전까지는 공정하게 평가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류현진이 부진하더라도 '1년 이상의 공백기'가 방패막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이지만, 6선발 체제가 끝난 후에는 선발진에서 이탈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떨어진 구속을 끌어올리고, 정타가 나오는 비율을 줄이는 것이 첫 등판에서 류현진이 남긴 숙제. 죽음의 17연전이 끝나기 전 '6선발'의 꼬리표를 떼고, 류현진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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