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6이닝 꽉 채워줘야…"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투구수 109구, 7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역투하며 시즌 8승(6패)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KBO리그 입성 첫 달부터 6번 마운드에 올라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65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반즈는 31경기에서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롯데와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활약은 분명 아쉬웠다. 반즈는 시범경기부터 매우 부진했는데, 4월 4번의 등판에서 단 한 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좋지 않은 흐름이 이어졌다. 투구폼에 변화를 줬던 것이 투구에 큰 영향을 끼쳤던 까닭이었다.
4월 크게 부진했지만, 반즈는 머지 않아 부활했다. 반즈는 5월 총 네 번의 등판에서 세 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2승 1패 평균자책점 1.82로 반등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였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도저히 건드릴 수 없을 정도의 좋은 공을 뿌리는 반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5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는 '퐁당퐁당'의 늪에 빠져버린 것. 에이스의 기복은 당연히 팀 성적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었다.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NC와 맞대결에서 1⅓이닝 동안 6실점(6자책)으로 충격적인 조기강판을 당한 반즈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이용해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반즈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무엇을 잘했고, 못했는지를 돌아보며 훈련의 시간을 가졌다. 자세히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투구 메커니즘과 타이밍, 정신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다. 기복이 심해서 매우 화가 났었다"고 말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는 확실히 반즈에게는 '약'이 됐다. 반즈는 후반기 시작 첫 등판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5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수확하더니, 지난달 27일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에서는 7이닝 동안 7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등 1실점으로 역투하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 흐름은 NC전으로도 이어졌고, 개인 3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물론 완벽했던 투구는 아니지만, 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내는 피칭인 것은 분명했다. 이날 반즈는 최고 147km 직구(33구)와 슬라이더(41구), 체인지업(26구), 투심 패스트볼(10구)를 바탕으로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1⅓이닝 조기강판의 수모를 겪게 만들었던, NC에게 제대로 복수했다. 함기웅 주심의 아쉬운 볼판정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반즈는 1회 권희동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특별한 위기 없이 NC 타선을 막아내며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에는 윤형준과 도태훈을 상대로 삼진 2개를 포함해 첫 삼자범퇴를 마크했다. 첫 실점은 3회. 반즈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손아섭에게 안타를 맞은 뒤 폭투로 위기를 자초했고, 권희동에게 다시 한번 안타를 내주면서 추격의 점수를 허용했다.
4회에는 다소 억울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반즈는 이닝 시작부터 흔들리며 제이슨 마틴에게 볼넷, 윤형준에게 안타를 맞는 등 1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후속타자 도태훈을 상대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3구째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으로 집어넣었다. 그런데 함기웅 심판이 이를 볼로 판단해버린 것. 결국 삼진으로 물러났어야 할 도태훈은 유격수 땅볼을 기록했고, 이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반즈의 실점 또한 올라갔다.
함기웅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서 반즈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또다시 폭투로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박세혁과 7구 승부 끝에 역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3실점째를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반즈는 5회 무사 1, 2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극복했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몸에 맞는 볼 두 개로 자초한 실점 위기도 넘어서면서 '에이스' 다운 투구를 제대로 뽐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반즈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비롯해 등판과 등판 사이에 최대한 많은 준비를 통해 기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직전 NC전에서 안 좋았는데, 때문에 제구에 조금 더 신경을 썼다. 특히 어떤 부분이 잘 됐고, 안 됐는지를 되새기면서 숙제를 하는 느낌으로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주심의 아쉬운 판정이 나왔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어떻게 위기를 벗어낫을까. 그는 "심판의 콜은 내가 조절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어떤 공을 던져야 할지에 대한 것에 집중했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은 경기가 종료된 후 "반즈가 퀄리티스타트 투구를 보여줬다. 6회 전까지 투구수가 많았는데, 본인이 1이닝 더 가고 싶다는 의지에 믿음을 갖고 맡겼다"고 칭찬했다. 반즈는 "1이닝 정도는 더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고, 5회가 끝난 뒤 코치님들께 '한 이닝 더 가도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6이닝을 꽉 채워줘야 팀의 승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며 "내가 승리를 수확하면 자동적으로 팀도 승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승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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