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포항이 약속의 땅인가. 삼성 내야수 류지혁(29)이 포항에서 친정 KIA 마운드를 연이틀 폭격했다.
류지혁은 1일 포항 KIA전서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4-0으로 앞선 3회말 2사 2루 찬스. KIA 마리오 산체스의 초구 커브를 걷어올려 우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올 시즌 첫 홈런. 그러나 사실 인정 1타점 2루타였다.
타구가 우측 펜스 상단을 때리고 펜스 위 구조물까지 넘어 담장 밖으로 나갔다. 이후 외야 관중의 글러브에 맞고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해가 지는 시기라 KIA 우익수 나성범은 타구 낙구지점을 잘 몰랐다. 그리고 심판들도 제대로 못 봤다. KBO 비디오판독센터 심판들 역시 제대로 못 봤다.
어쨌든 류지혁은 최선을 다해 주루했다. 현장 심판진과 비디오판독센터의 오독일 뿐, 류지혁은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날 류지혁은 2회에도 산체스의 커터를 잡아당겨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날렸고, 8회에는 최지민의 슬라이더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이날 3안타 모두 변화구를 공략한 결과였다. 공을 끝까지 잘 보고 공략했다는 의미이며, 응집력이 살아났다는 뜻이다. 사실 류지혁은 KIA 시절부터 타격할 때 상체를 약간 들어올리는 동작이 있는데, 이게 변화구 공략 타이밍과 맞아떨어지면 컨디션이 좋다고 봐야 한다.
류지혁의 좋은 컨디션은 2일 경기에도 이어졌다. 2번 타순으로 올라와 또 한번 맹타를 휘둘렀다. 3회 KIA 대투수 양현종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1타점 우전적시타를 만들었다. 8회에는 이준영의 슬라이더를 툭 밀어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이준영의 슬라이더는 좌타자 바깥으로 흘러나간다. 컨디션이 좋은 류지혁이 힘을 들이지 않고 정확하게 타격했다. 경기를 중계한 KBS N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도 감탄사를 지를 정도였다.
역시 가장 결정적 한 방은 KIA 마무리 정해영에게 블론세이브를 안긴 2타점 적시타였다. 6일간 5경기에 나선 정해영은 확실히 구위가 떨어져 보였다. 류지혁은 1사 만루서, 정해영의 초구 스플리터를 또 다시 가볍게 밀어 2타점 동점 좌중간적시타를 생산했다. 정해영을 강판시키고, 역전극의 징검다리를 놓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류지혁은 이틀간 8타수 6안타(1볼넷) 7타점 3득점 1도루 2볼넷. 2루타 하나가 홈런으로 둔갑했지만, 애버리지는 달라지지 않는다. 사실 지난달 28~30일 고척 키움전서 매일 안타 하나씩 치며 타격감을 서서히 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포항에서 친정을 제대로 저격했다. 최근 10경기 타율 0.317. 시즌 타율도 0.266까지 올렸다.
박진만 감독은 류지혁의 타점생산력을 남다르게 평가했다. 김태군이 KIA에서 펄펄 날다 주춤하더니, 반대로 류지혁이 삼성에서 펄펄 날기 시작했다. 트레이드의 성패는 적어도 올 시즌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삼성으로선 김태군을 보낸 대가를 드디어 제대로 맛보기 시작한 건 의미 있다. 정교한 타격 실력에 경험까지 풍부한 류지혁은 젊은 선수가 많은 삼성에 꽤 잘 어울리는 조각이다.
[류지혁.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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