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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기록했구나"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서 6-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투구수 13구,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개인 통산 95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깔끔하지는 않았지만, 3점차 리드를 지켜내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6-3으로 앞선 9회초 최준용에게 바통을 넘겨받고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선두타자 권희동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깔끔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박건우에게 초구 147km 직구를 공략당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내줬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장발클로저'는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제이슨 마틴과 5구 승부 끝에 149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후속타자 윤형준과 맞대결에서는 119km 커브로 삼진을 솎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짓고, 팀의 4연패 탈출을 확정 지었다. 이날 김원중은 시즌 18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는데, 개인 통산 95번째 세이브로 구단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김원중은 이날 95번째 세이브를 손에 넣으면서 2016~2019시즌 무려 94개의 세이브를 쓸어 담으며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손승락 KIA 타이거즈 2군 감독을 뛰어넘고,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웠다. 손승락은 통산 271세이브를 수확하며 KBO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2위에 랭크돼 있는 레전드. 손승락이 기록 작성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다면, 2020시즌부터 뒷문을 담당한 김원중은 약 4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온 결과 '금자탑'을 쌓게 됐다. 이제는 개인 통산 100세이브까지 5개만 남겨둔 상황이다.
김원중은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 과정에서 롯데 역사를 새롭게 썼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는 "경기를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몰랐다"고 말 문을 열며 "경기 후 인터뷰를 하는데 말씀을 해주셔서 알게 됐다. 감개무량하다. 기록 이야기를 듣고는 머릿속이 하얘졌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기록했구나'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원중은 종전 기록 보유자인 손승락과 인연이 많다. 선발 투수로 뛸 때는 손승락이 김원중의 승리를 지켜왔고, 보직을 변경할 때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던 것이 손승락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단하신 선배님과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꾸준하게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선수가 돼야겠다 것을 기록을 통해 더 느낀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장발클로저는 "나와 손승락 선배님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나는 아직 멀었다"며 "'마운드에서 얼마나 힘드셨을까'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에 나 또한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선발 투수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을 때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순간. 뒤늦게 보직을 변경했지만, 꾸준하게 뒷문을 지켜온 결과 김원중은 올해 초 롯데 '최초' 4년 연속 10세이브의 기록을 달성했고, 이날은 95번째 세이브까지 손에 넣었다. 김원중이 걷는 길이 이제는 모두 롯데의 역사로 직결된다.
김원중은 '롯데에서만 세운 기록이 의미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의미가 있다.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할 수 있는 날이 올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런 날이 오게끔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잘 던진다, 못 던진다는 것보다는 아프지 않고, 꾸준히 경기를 나가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시즌을 진행하면 기록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하고, 더 많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원중에게 중요하지 않은 시즌은 없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다. 그는 "중요한 시즌, 안 중요한 시즌은 없다. 그 생각이 머리에 들어오면 복잡해진다. 하루하루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나가면 결과는 따라온다"며 "솔직히 이 자리까지 올 줄 몰랐다. '몇 개의 세이브를 하고 싶다'는 너무 거만한 것 같다. 그보다는 하나하나 더 최선을 다해서 쌓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롯데 자이언츠 시절의 손승락.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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