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렇죠. 임기영 나오면 다른 것 해도 돼요.”
2일 포항 삼성-KIA전을 중계한 KBS 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의 얘기였다. KIA 사이드암 임기영이 안정적인 투구를 하자 덕아웃의 서재응 투수코치가 화면에 잡혔다. 서재응 코치는 임기영의 투구를 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자료를 봤다.
그러자 박용택 위원이 재치 있게 내놓은 얘기였다. 심지어 웃으며 “자료 보고 다음 생각 하면 돼요”라고 했다. 그만큼 임기영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실제 KIA 투수들 중 팬들에게 가장 큰 편안함을 선사한다.
올 시즌 40경기서 1승1패2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 2.53. WHIP 0.91에 피안타율 0.193. 2012년 데뷔 후 전문 불펜으로 뛰는 건 처음인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다. 57이닝은 순수 구원투수들 중 최다이닝 1위다.
피로도가 심할 듯하지만, 강약조절, 타이밍 싸움에 능해 실질적으로 그렇게 에너지 소모가 많은 스타일이 아니다. 2일 포항 삼성전서도 5-3으로 앞선 7회말에 등판, 1이닝을 세 타자로 가볍게 요리하며 홀드를 추가했다.
올 시즌 임기영을 먹여 살리는 무기는 단연 체인지업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선발로 뛴 작년에도, 불펜으로 뛰는 올 시즌에도 체인지업 구사율이 모든 구종 중 가장 높다. 그러나 피안타율이 작년 0.234서 올해 0.179로 뚝 떨어졌다. 피장타율도 작년 0.381서 올해 0.244로 내려갔다.
체인지업의 움직임이 작년과 좀 다르다. 평균 스피드는 작년 124.4km서 올해 124.6km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낙차가 상당히 크다. 임기영은 예전부터 체인지업이 주무기였지만, 이렇게 낙차가 컸던 기억은 없다.
박용택 해설위원은 중계를 통해 “임기영의 체인지업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자 시점에서 설명을 이어갔다. “포심을 한가운데로 던지면 그 공이 보이고 스트라이크가 된다. 포심처럼 보이는데 땅으로 떨어진다. 땅에 떨어지는 걸 노리고 들어가면 직구다”라고 했다.
포심과 체인지업의 구분이 거의 안 되기 때문에 타자들이 속는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종으로 움직이면 타자들의 방망이에 걸릴 확률이 떨어진다. 박용택 위원은 “올해 임기영을 보면 쉽게 쉽게 간다”라고 했다.
마무리 정해영도, 필승조가 처음인 최지민도, 심지어 좌타자 극강 이준영도 최근 크고 작은 부침이 있다. 그러나 임기영만큼은 한결 같다. 언제든 1이닝을 안정적으로 삭제한다. 불펜을 운영하는 감독으로선 고마운 존재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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