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루 송구는 안 돼요.”
2일 잠실 LG-키움전을 중계하던 SPOTV 양상문 해설위원이 따끔하게 지적했다. ‘포스트 이정후’ 후보로 꼽히는 LG 출신 이적생 이주형(22). 그는 이날 6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에서 실수를 범하며 7회말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0-0이던 7회말 무사 1루. LG 문보경이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156km 패스트볼을 공략해 중전안타를 날렸다. 이때 타구를 잡은 이주형이 2루를 돌아 3루로 향하던 선행주자 오지환을 잡기 위해 3루 송구를 했다. 오지환을 잡을 수는 없었다.
그 사이 타자주자 문보경이 2루에 들어갔다. 실책은 아니지만, 이주형의 명백한 판단미스. 수비의 목적이 점수를 덜 주고, 주자를 한 베이스라도 덜 보내는 것이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1점은 허용한다고 해도, 타자주자를 2루까지 보내는 건 외야수가 막아야 한다. 너무 쉽게 진루를 허용하는 송구를 했다”라고 했다.
7회말은 이 경기의 승부처였다. 무사 1,3루가 될 상황이 무사 2,3루가 되면서,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에게 박동원의 자동고의사구를 지시했다. 1,3루였다면 그대로 승부했을 가능성이 컸다. 결국 안우진은 무사 만루서 박해민에게 싹쓸이 3타점 우월 3루타를 맞았다.
이주형은 LG가 아끼는 유망주였다. 당장 LG 특유의 두꺼운 뎁스 때문에 주전으로 뛰긴 어려워도, 언젠가 주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내, 외야 멀티요원이었다. 운동능력, 야구센스가 동기들에 비해 확연히 빼어나다는 평가.
홍원기 감독은 이주형과 면담을 통해 그를 외야수로 기용하기로 했다. 데뷔전이던 지난달 29일 고척 삼성전만 좌익수로 썼을 뿐, 이후 3경기 연속 중견수로 기용했다. 어차피 이정후의 대체자, 혹은 후계자가 들어가야 할 자리다. 이주형은 후보로서 시험대에 올랐다.
타격 자질은 확실하다. 이적 후 4경기서 15타수 5안타 1타점 3득점. 심지어 5안타에는 단타, 2루타, 3루타가 고루 포함됐다. 이적 후 첫 홈런만 신고하지 못했을 뿐이다. 좌타자지만 밀어서 왼쪽으로 안타를 생산하는 능력도 있다. 이날만 해도 2안타를 날렸다. 그러나 수비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이주형이 그대로 LG에 몸 담았다면 1군 백업과 2군을 오갔을 것이다. 그러나 키움으로 트레이드 된 게 이주형에겐 엄청난 기회다. 키움은 이주형이 유망주지만 즉시전력감으로 판단하고 데려왔다. 크게 부진하지 않다면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줄 전망이다. 1군에서 가치를 올리려면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와 주루에서도 공헌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의 실수가 이주형에겐 약이 될 수 있다. 포스트 이정후를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주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