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행을 역행한다? 그런데 7월 MVP 후보다.
NC 제이슨 마틴은 지난달 말 창원에서 열린 KIA와의 홈 3연전 기간 인터뷰서 “팔 높이를 조금 올렸더니 좋아졌다”라고 했다.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 유인구를 참아낼 수 있게 됐고, 높은 공에 대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무래도 신장이 작아서 높은 공 대처를 위해선 팔을 올리는 게 현실적이다.
시즌 개막하자마자 옆구리 부상으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5월 18경기서 타율 0.239 1홈런 7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6월 23경기서 타율 0.304 3홈런 15타점으로 반등하더니 7월 17경기서 타율 0.359 5홈런 20타점 9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강인권 감독도 마틴이 KBO리그 투수들 특유의 유인구를 참아내기 시작하면서 실마리가 풀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타자가 성공하기 위한 ‘전통의 관문’을 넘어선 것이라고 봐도 된다. 컨디션이 나빠지면 다시 고전할 수 있고, 지금도 삼진이 아주 적은 편은 아니다. 최근 4경기서 7차례 당했다.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폼이 무너지면서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유행을 역행한다고 볼 수도 있다. 최근 KBO리그 타자들은 방망이를 쥔 팔의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다, 오히려 팔 높이를 낮춰서 히팅포인트까지 최대한 빠르게 가져가는 매커닉을 선호한다. 메이저리그에서 160km 패스트볼을 공략하는 타자들의 그것을 봐도 그렇다.
어쨌든 타격 자세에 들어간 뒤 히팅포인트까지 신속하게 중심이동을 하는 게 좋고, 포인트도 앞으로 나가야 장타생산에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마틴은 오히려 팔 높이를 높였으니 남들과 다른 변화라고 봐야 한다. 심지어 2022시즌 트리플A서 32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올랐을 때도 팔 높이는 지금처럼 높지 않았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어쩌면 마틴이 그만큼 영리하다는 증거다. 상황에 따른 대처가 되는 타자라는 의미다. 최근 마틴의 타격 모습을 보면, 확연히 티 날 정도로 팔이 올라가는 건 아니다. 어쨌든 KBO리그 투수들의 빠른 공에는 대응이 되고 있고, 변화구는 선별해서 공략해내고 있다. 그 결과 고타율과 7월 MVP 후보 등극이라는 성과를 냈다.
마틴은 롯데와의 8월 첫 3연전서 11타수 3안타로 다소 숨을 골랐다. 그러나 볼넷도 3개를 골라내는 등 KBO리그의 환경의 적응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그러면서 장타가 나오고 있다. NC 타선의 아킬레스건을 긁어주는 마틴의 한 방이 NC 팬들에겐 청량감을 안긴다. 이게 트리플A 홈런왕의 짬바다.
[마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