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본인에게 맞는 스윙 매커닉이다.”
모든 타자는 타격에 기복이 있다. 3할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3할을 못 치는 타자가 3할을 치는 타자보다 훨씬 많다. 70% 이상의 실패가 보편적이란 얘기다. 70% 이상 실패를 해도 또 연구하고 도전하는 타자만 살아남는다.
KIA 유격수 박찬호의 별명은 ‘타이거즈 특급 유격수’다. 사실 지금까진 실력 때문에 특급이라고 하기보단, ‘원조 박찬호(은퇴)’의 현역 시절 별명, 코리안특급을 빗대 그렇게 불렀다고 봐야 한다. 2022시즌을 기점으로 공수주 겸장 유격수로 거듭났지만, 공수주 모두 리그 최고라고 부르기엔 약간 임팩트가 떨어졌다.
박찬호 본인도 만족을 모르며 달리고 있다. 당연히 최고가 되겠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다. 좋은 자세다. 그리고 조금씩 결과로 보여준다. 4일 광주 한화전을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김태형 해설위원은 박찬호의 타격에 여유가 생겼고, 좋지 않은 공을 골라내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실제 박찬호는 이날 볼넷만 2개를 골라냈다. 3일 포항 삼성전 4안타를 기록하는 등 후반기 11경기서 타율 0.364의 가파른 상승세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0.282까지 끌어올렸다. 늘 그랬듯 체력관리가 관건이다. 예년보다 체격도 많이 좋아졌고 경험도 쌓였으니, 올 시즌에는 뭔가 사고를 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읽힌다.
김종국 감독은 “전체적으로 타격의 집중력이 많이 좋아졌다. 잠깐 안 좋았다가 올라오는 시기다. 본인에게 맞는 스윙 매커닉을 갖고 있다. 컨택 위주로 나간다. 큰 스윙보다 스윙 스팟에 맞춰 정타를 만드는데 신경 쓰는 느낌”이라고 했다. 실제 더 이상 박찬호는 머리가 먼저 돌아가며 벽이 무너지는 느낌이 없다.
공포의 9번타자다. 이순철 위원은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은 다른 팀에 가면 전부 1번”이라고 했다. 심지어 이들을 현역 통산타율 탑클래스의 NC 1번 손아섭~2번 박민우~3번 박건우 위력에 견주기도 했다. 실제 KIA 9번 박찬호~1번 최원준~2번 김도영으로 이어지는 트리플세터의 경우 정확성에 기동력이란 무기도 있다. 이 위원은 “상대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까다로운 타순”이라고 했다.
실제 3일 포항 삼성전서 6회 6득점 빅이닝을 했을 때, 박찬호가 선두타자로 2루타를 날린 뒤 최원준과 김도영이 잇따라 기습번트를 성공해 중심타선과 제대로 시너지를 냈다. 김 감독도 “9~2번에서 2명만 살아나가서 중심으로 연결되면 빅이닝, 다득점을 할 수 있다. 상대도 (트리플세터 중)한 명이라도 누상에 나가면 신경을 써야 하니 집중력이 떨어질 것이다. 실투 확률도 높아진다”라고 했다. 트리플세터의 진정한 효과다.
김 감독은 “3명이 어떻게든 출루를 많이 해서 중심타선에 찬스를 만들어주면 빅이닝, 다득점하는 경기가 많이 생길 것이다”라고 했다. 그 선봉장이 박찬호다. 이 좋은 페이스가 언젠가 떨어지겠지만, 그때 저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진짜 타이거즈 특급으로 가는 길이다.
[박찬호.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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