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구단과 가이드라인을 잡아 놓은 상태다.”
한화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2년차를 맞이한 특급 유망주 문동주(20)의 이닝 제한을 실행하기로 했다. 정규시즌과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포함해 약 120~130이닝 안팎을 채우면 시즌을 마치게 할 계획이다. 1년차 시절 각종 부상에 시달렸다. 그동안 야구를 하면서 장기레이스가 처음이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자 하는 의도다.
문동주는 5일 현재 시즌 18경기서 93이닝을 던졌다.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당 5이닝씩 꼬박꼬박 던져줬다는 얘기이니, 이미 구단의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봐야 한다. 사실상 신인이니 4~5선발을 해줘도 만족할 수 있는데, 한화의 선발진을 보면 문동주는 이미 전체 3선발, 토종 1선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올해 한화는 문동주가 광주진흥고 시절 보여준 그 잠재력을 어느 정도 현실화한 걸 확인한 게 최대 수확이다. 구속은 150km 중반인데 변화구 구사능력과 경기운영능력도 보통의 1~2년차 투수들보다 좋다. 전체적으로 기복은 심하지만, 그 이상 바라는 건 욕심이다. 문동주가 지금 안우진(키움)처럼 던지면 그게 반칙이다. 이미 안우진의 1~2년차보다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런데 이런 문동주를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보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8월 예상 등판일을 보면, 6일 광주 KIA전을 시작으로 11일 대전 두산전, 17일 창원 NC전, 23일 대전 삼성전, 29일 대전 롯데전이다. 여기서 5이닝씩만 던져도 이미 122이닝이다.
9월 말 항저우아시안게임은 무조건 나가야 한다. 한화는 문동주가 최대 10이닝 정도 던진다고 예상한 상태다. 그렇다면 이미 130이닝을 넘는다는 얘기다. 즉, 한화가 올 시즌 전 세운 계획을 따를 경우 문동주는 이르면 8월 말, 늦어도 9월 초에 시즌을 마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화는 예년과 달리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레이스에서 완전히 탈락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2018년 이후 가장 페이스가 좋은 시즌이다. 공동 4위 NC, 두산에 6.5경기 뒤졌다.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아 보이긴 한다. 그러나 아직 54경기가 남아있다. 포기할 시기가 절대 아니다.
즉, 이렇게 눈부신 2년차 시즌을 보내는 특급 신예가 아시안게임까지 나가는데 정작 한화의 포스트시즌에는 나가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원호 감독은 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계산상 그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최원호 감독은 사견을 전제로 메이저리그식 이닝제한보다 지속적 추적관찰 및 의료진의 과학적 소견을 적극 청취해 유망주들의 신체를 보호하는 게 좋을 수 있다고 했다. 몸이 과학적으로 멀쩡한데 과도한 보호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최원호 감독이 구단이 전임감독과 미리 정한 합의사항을 따르지 않겠다는 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그런 얘기를 구단과도 하고 있다. 한번 포괄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 팀만 아니라 유소년 관리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최 감독은 유망주 관리에 대한 포괄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다. 문동주 케이스의 경우 구단이 갑자기 이닝제한을 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단, 문동주가 잘 던질수록, 그래서 경기당 이닝수가 늘어날수록 포스트시즌에 나갈 가능성은 떨어질 수 있다. 물론 한화가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나서 생각할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문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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