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한화 문동주가 KIA 김도영을 157km 패스트볼로 압박하더니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몸쪽 승부를 과감하게 들어가기도 했다. 김도영은 그런 문동주의 공을 정확하게 받아쳤다.
광주가 낳은 20세 특급유망주 문동주(한화)와 김도영(KIA)의 사상 첫 맞대결이 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결과는 문동주의 2타수 무안타 1볼넷 판정승.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결과로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 건 무의미하다. 눈이 즐거운 명승부였다.
김도영이 3번 타자로 나서면서 1회말부터 맞대결이 성사됐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문동주의 역사적인 초구는 주무기 강속구가 아닌 커브였다. 심지어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초구에 느린 공에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는 걸 감안한 문동주-최재훈 배터리의 노림수.
풀카운트 승부까지 갔다. 문동주는 다시 한번 커브를 선택했다. 그런데 김도영이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쳤다. 단지 유격수 이도윤이 김도영의 타구 방향을 알고 있었다는 듯 잡아냈다. 한 마디로 잘 던지고 잘 친 승부. 경기를 중계한 SBS 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무승부를 선언했다.
두 번째 타석은 한화가 2-1로 앞선 4회말이었다. 김도영은 선두타자였다. 문동주는 1B1S서 최재훈의 요구에 따라 148km 패스트볼을 몸쪽에 넣었다. 그런데 완전히 몸쪽으로 집어넣지는 못했다. 그래도 김도영에겐 역시 쉽지 않았다. 타이밍이 늦었고, 우익수 뜬공.
한화가 4-2로 앞선 6회말이 마지막 승부였다. 김도영은 또 다시 선두타자로 나갔다. 다시 한번 풀카운트 승부. 그런데 여기서 문동주가 김도영과의 승부를 의식한 듯한 모습이 나왔다. 갑자기 투구 폼이 커지더니 7구 152km 패스트볼이 포수 최재훈의 키를 한참 넘어 백스톱으로 향했다. 볼넷.
사실 5구 154km, 6구 157km로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훤히 보였다. 올 시즌 문동주가 100구 이상 투구한 경기가 두 차례에 불과하다. 교체 타이밍을 직감하고 제대로 승부했으나 볼넷이 됐다. 이후 문동주는 교체됐다. 5⅓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사사구 2실점(1자책). 불펜이 승리 요건을 날리면서 노 디시전.
김도영은 문동주와의 맞대결서 판정패했으나 이후 팀에 충분히 기여했다. 당장 한화가 좌완 김범수를 올렸음에도 과감하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김태형 해설위원은 슬라이딩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며 김도영의 센스를 극찬했다. 이후 8회에 안타를 날렸고, 9회에는 볼넷을 얻어내 나성범의 동점타에 징검다리를 놨다. 12회에도 상대 실책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를 해냈다. 김도영은 올 시즌 29경기서 무안타 경기가 단 4차례에 불과하다.
진정한 승자는 폭염을 뚫고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 입장한 10125명의 관중이다. KBO리그의 주인이다. 한국야구의 현재이자 미래들의 재능야구를 눈 앞에서 감상했다. 폭염을 날린 반면 청량감을 얻고 돌아갔다. 문김대전은 앞으로도 문동주가 KIA전에 등판 순번이 맞아떨어지면 수년간 수차례 열릴 예정이다.
[문동주와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IA 타이거즈 제공, 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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