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진의 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었던, '크리미널마인드'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가 28일 쓸쓸하게 종영했다. 리메이크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이 여전히 낮다는 확신을 남겼다.

열 세 시즌을 전개 중인 동명의 인기 미드를 최초로 리메이크한데다 200억 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로 기대감이 잔뜩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배우 손현주, 이준기, 문채원에 유선, 김영철 등 주조연 라인업도 화려했다.

알맹이가 아닌 껍데기를 복사한 결과로 첫 회부터 혹평이 쏟아졌다. '보이스' '터널' 등 오리지널 드라마의 흥행을 잇지 못하며 굳이 10년도 더 된 포맷을 리메이크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대본부터 연기, 배경음악, CG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특히 문채원, 고윤 등은 연기력 자체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베테랑 손현주가 연기 내공으로 중심을 잡았지만 일부 배우들이 연기한 특유의 더빙 말투는 몰입을 수시로 박살냈다. 수사 내용을 기계적으로 줄줄 읊으니 신뢰감 마저 달아났다.

'크리미널마인드'는 '한국식 정서 반영'이라는 외피를 두르고서도 15세이상관람가가 무색한 잔혹함으로 말문을 막히게 했다. 살인 도구나 행위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해 불편함을 초래한 것인데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긴다는 우려가 컸다.

총기 소지가 불법인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다수의 총격 장면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했다. 특히 묻지마 총기 연쇄 살인 사건에서 장총을 든 살인범이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은 한국인이 출연한 미드를 보는 것 같았다.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을 구축 중인 tvN으로서는 '안투라지'에 이어 또 한편의 뼈아픈 흑역사를 추가하게 됐다.

[사진 = tvN 제공, tvN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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