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미의 회전문] '틴크러쉬 원조' 위키미키, '피키피키'로 불지핀 잠재력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걸그룹 위키미키(최유정, 김도연, 지수연, 엘리, 세이, 루아, 리나, 루시)가 신곡 '피키피키'로 위키미키의 대표 콘셉트 '틴크러쉬'를 완성했다.

완성이다. 위키미키가 7개월 갈고닦은 두 번째 싱글 앨범 '락 앤 롤(LOCK END LOL)'을 통해서다. 소속사 판타지오뮤직이 "이번 앨범은 '틴크러쉬'의 완결편"이라고 자신한 그대로였다.

'틴크러쉬'는 위키미키가 데뷔 때부터 줄곧 고수해온 콘셉트다. 틴에이저의 '틴(teen)'과 걸크러쉬의 '크러쉬(Crush)'를 합성한 용어다. 걸그룹은 무조건 예쁘고 귀엽고 청순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강한 개성과 통통 튀는 매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틴크러쉬' 원조다. 2017년 8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위키미키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틴크러쉬'를 고수했다.

물론 곡의 성격과 발매 시기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를 시도하는 최근 걸그룹 트렌드와 동떨어진 행보인 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위키미키의 가장 큰 숙제는 팬들에게조차 생소하게 들리는 '틴크러쉬'를 어떻게 대중에게 이해시키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위키미키는 마침내 '피키피키'를 통해 무대 위에서의 '재미', '즐거움'을 표방하며 '틴크러쉬'의 개념을 정의했다.

위키미키의 지난 과정은 마치 '틴 크러쉬'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위키미키의 데뷔 곡 '아이 돈 라이크 유어 걸프렌드(I don't like your Girlfriend)'는 10대의 솔직한 고백을 표현하며 풋풋하고 당돌한 모습을 담았고, 2집 타이틀곡 '라라라(LaLaLa)'는 파워풀하고 격한 안무로 시선을 끌었다. 3집 타이틀곡 '크러쉬(Crush)'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세우며 여자들의 강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3집 앨범까지는 위키미키의 '틴크러쉬'가 다소 모호했다. 세고 강렬했지만 20대 걸그룹의 카리스마에는 못 미친 까닭이다. 풋풋하고 발랄했지만 여리고 귀여운 느낌은 부족하기도 했다. 애매한 경계였다.

하지만 신곡 '피키피키'는 달랐다.

센 이미지는 그대로 유지하되 자유분방한 모습을 강조했다. 뮤직비디오 속 위키미키는 교복을 입고 등장하며 10대의 모습을 어필했다. 멤버들과의 케미를 발산하는 안무를 추가했고, '피키피키'가 반복되는 가사와 어울리는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마디로, 위키미키의 무대에 '보는 맛'이 증가한 것이다.

'피키피키'를 만나면서 모호했던 '틴크러쉬'의 매력은 절정에 달했다. 10대 만의 자유분방함과 개성과 열정이 온전히 드러나면서 비로소 '틴크러쉬' 콘셉트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위키미키는 '틴크러쉬' 콘셉트의 원조다. 새로운 길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걸음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판타지오뮤직 제공]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