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네들, 누구야?"…드림캐쳐, K팝의 보물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쟤네들, 누구야?"

드림캐쳐다. 어둡고 둔탁하면서 강렬하게 격렬한 노래를 하는 걸그룹 드림캐쳐다. 며칠 전 인터뷰에서 드림캐쳐 막내 가현은 올해 소망을 묻자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길거리에서 저희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버스킹을 하면 주변에서 '쟤네들, 누구야?' 하신대요. 그런 분들이 많이 줄어들면 좋겠어요."

K팝신에 드림캐쳐는 소중한 보물이다. 지금은 주류 장르가 아닌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걸그룹은 드림캐쳐뿐이다. 흔한 사랑 노래를 귀엽게 부르지도, 도발적으로 춤추지도 않는다. 드림캐쳐란 이름에 걸맞게 '악몽'을 콘셉트로 잡더니 판타지 영화가 연상되는 미스터리한 세계관을 촘촘히 설정해 그 어둠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무엇보다 이들의 뚝심이 드림캐쳐가 소중한 이유다. '유행'이란 유혹에 속지 않고, '인기'라는 안개 같은 꿈에 사로잡히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까닭이다. 소위 '마이너' 한 스타일로 폭넓은 인지도를 확보하긴 어렵지만, 대신 탄탄한 '마니아'들을 확보하며 자신들의 색을 지킨 채 계속 가겠다는 뚝심인 것이다.

드림캐쳐가 과거 '밍스'란 걸그룹으로 한 차례 좌절을 딛고 재데뷔한 걸그룹이란 사실을 떠올려보면, 이처럼 콘셉트의 과감한 도전과 흔들리지 않는 뚝심을 갖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드림캐쳐는 마녀사냥을 모티프로 한 신곡 '스크림(Scream)'에서 악플을 주제로 노래했다.

멤버 유현은 댓글 때문에 상처 받았던 적 있는지 묻자 "드림캐쳐를 누가 좋아해?"란 악플을 봤을 때라고 했다. 그럼에도 드림캐쳐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그들의 세상이 있는 것뿐"이라고 했다.

적은 관심에도 악플에도, 드림캐쳐만의 꿈과 세상은 계속되고 있다. 얘네들이 K팝의 보물 드림캐쳐고, 드림캐쳐의 가치를 아는 이들이 드림캐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어딘가에선 아득하게나마 꿈 속 메아리처럼 이런 목소리가 분명하게 들려온다. "이 노래, 드림캐쳐 스타일인데?"

[사진 = 드림캐쳐컴퍼니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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