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청’ 정재선 디자이너,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의 데일리룩”[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제이청’의 정재선 디자이너는 나긋나긋하고 상냥했다. ‘철학적 예술적 메시지를 담은 인텔리전트 패션 브랜드’라는 수식어가 빈말이 아니었다. 한마디 한마디 말 속에 어떤 기품이 묻어났다. 먼저, ‘제이청’이 강조하는 ‘불안정함의 매력’을 물어봤다.

“제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살았어요. 어느날 생각해보니까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해서 완벽해질 수 있는건가’라는 회의가 들더라고요.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새로운 길이 보였죠. 강해지고 완벽해지는 것보다 내 매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게 사람의 관심을 끌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불안정함의 매력이 주는 아름다움

2004년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때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 2012년 영국 런던으로 떠나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다. 학부 시절에는 패션성이 강하다는 말을 들었고, 영국에선 예술성이 강하다는 코멘트를 들었다. 둘의 접점을 찾으며 강점을 키웠다.

2014년 ‘제이청’을 론칭한 이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한지섬유패션디자인 경진대회 대상, 2016년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크리에이티브디자인스튜디오 디자이너 3년 연속 선정, 2018년 SFDF(삼성패션디자인펀드) 톱 10 선정, 2019년 대한민국패션대상 대통령상 수상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많이 팔겠다는 생각보다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자고 다짐했어요. 호감을 느끼게 하는 옷이라고 할까요. ‘제이청’은 훈훈한 느낌이 있어요. 편안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배어 있죠.”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드니까 시장 반응이 뜨거웠다. 대표적인 히트 상품인 머메이드 스커트는 2018년 가을 출시 이후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갔다. 다른 아이템 역시 상품을 출시하자마자 품절이 됐고, 10차 이상의 리오더를 진행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시장 분석을 위해 ‘날씨 일기’를 쓰는 부지런함

그는 시장 분석을 철저하게 진행한다. 2018년에는 1년전부터 날씨를 분석하고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 1월에 안 춥고, 3월에 쌀쌀해지는 계절의 변화를 읽었다. 겨울이 점점 뒤로 밀렸고, 추위의 강도도 예년에 비해 낮아졌다.

“특수한 보온성이 있는 가벼운 솜으로 만든 경량 패딩이 잘 팔렸어요. 날씨와 패션의 상관 관계를 연구했더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특히 여성은 날씨에 민감하거든요. 1~2도의 차이만 나도 입는 옷이 달라져요.”

최근엔 세컨 브랜드 ‘테이즈’도 내놓았다. 그는 “내가 선택한 내 일을 리드하는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고 설명했다.

읽고, 보고, 느끼는 모든 것이 패션의 영감

그는 니체 철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즐겨 읽는다. 사이언스 뮤지엄에 가서도 패션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보라카이 여행 중에도 일주일 내내 바다와 풍경을 바라보며 어떤 옷을 디자인할까를 떠올렸다. 앙리 마티스, 게리 흄 같은 작가들의 그림에서 많은 영감을 얻기도 했다.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부지런히 노력하는 수 밖에 없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면 꿈을 이루게 되는거죠.”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제이청]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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