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원 '활동 재개' 후 첫 1위, 박수받아 마땅한 이유 [권혜미의 회전문]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걸그룹 아이즈원의 1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25일 방송된 SBS MTV 음악 프로그램 '더쇼'에서 아이즈원이 신곡 '피에스타(FIESTA)'로 1위를 차지했다. 컴백 이후 첫 음악방송 1위였다.

하지만 데뷔 이래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당당히 1위 트로피를 거머쥐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즈원은 생방송에서 충분히 기쁨을 표현하지 못한 채 여러 감정을 삼켜냈다. 장원영은 "저희가 첫 정규 앨범으로 첫 1위를 하게 됐다. 너무 떨리고 설렌다"며 소감을 전했지만, 리더 권은비는 눈물을 흘리느라 차마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17일 발매된 첫 번째 정규앨범 '블룸아이즈(BLOOM*IZ)'는 본래 지난해 11월 공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101'의 조작 여파로 아이즈원 측은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룹의 존폐 여부가 결정되는 기로 속에서 아이즈원은 총 3개월의 휴지기를 가졌다.

결국 논의 끝에 활동을 끝까지 이어가기로 한 아이즈원은 '블룸아이즈'를 들고 다시 대중 앞에 찾아왔다.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지나치게 복귀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지도 않았던 아이즈원은 담담히 활동에만 매진했다.

3개월 전 미리 녹화해뒀던 '단독 컴백쇼'에서와는 달리 지난 한 주 동안 이어졌던 음악방송 속에서 아이즈원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본래 높은 퍼포먼스 실력을 자랑했던 그룹이었지만, 역대급으로 화려한 볼거리로 꾸며진 '피에스타'의 무대에선 간절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아이즈원의 팬들 또한 마치 이때만을 기다렸다는 듯 음반 판매 수량 35만 장을 돌파하며 역대 걸그룹 음반 초동 1위라는 대대적인 기록을 선물했다. 컴백 직후엔 앨범의 수록곡 전부 차트인에 성공하며 막강한 팬덤임을 입증했다. 그룹을 둘러싼 갖은 잡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더욱 단단히 뭉쳐 아이즈원의 디딤돌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사실 아이즈원의 활동 재개에 대한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누군가는 "불공정"을 말하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누군가는 "멤버들도 피해자"라는 주장을 하며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냐는 개개인의 범위의 문제일 뿐, 틀린 주장은 없다. 아이즈원 또한 그룹을 유지하는 혜택을 얻은 반면, 평생 붙여질 '조작'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말았다. 활동 재개에도 득과 실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즈원이 활동 지속에 대한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고 1위에 대한 기쁨을 더욱 만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피에스타'는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명곡이다. 또 데뷔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그룹이 만들어낸 퍼포먼스라고 보이지 않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블룸아이즈'엔 그동안 아이즈원이 겪은 노력과 수고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마땅한 1위의 주인공은 아이즈원이었다.

훌륭한 무대를 완성한 아티스트에게, 기꺼이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MTV 방송 화면 캡처, 오프더레코드 제공]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