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경기장 탐방, 2002월드컵 성지-K리그 연결 고리는?②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2002 한일월드컵이 열린지 어느덧 1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날의 추억은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해 여름은 대한민국 4강 진출이라는 기적과 함께 한국 축구에 많은 유산을 남겼다. 그중에서도 실제 경기가 열렸던 월드컵경기장은 2002년의 함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 대부분 K리그 구단들의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맥을 잇고 있다. 2020시즌 K리그 개막이 코로나19로 잠정 연기된 가운데 2002 월드컵의 성지 경기장들을 되짚어보며 현재 K리그와 연결고리를 알아본다.

▲제주월드컵경기장 - 국내에서 유일하게 섬에 위치한 월드컵경기장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우리나라 월드컵경기장 중 유일하게 섬에 위치해있다. 제주도의 강한 바람을 막기 위해 그라운드가 지하 14m 깊이에 조성된게 특징이다. 2002년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이 곳에서 한국과 잉글랜드 간 평가전이 열렸고 한국은 마이클 오언, 폴 스콜스, 에밀 헤스키 등 스타 군단을 앞세운 잉글랜드를 상대로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당시 박지성의 머리로 넣은 동점골은 이후 한국 축구 영웅의 탄생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월드컵 이후 제주월드컵경기장은 2006년부터 제주유나이티드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섬이라는 위치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오히려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홈경기 이벤트를 실시하며 경기장을 지역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올 시즌 창단 이래 처음으로 K리그2에서 리그에 참여하는 제주는 광주와 성남을 승격시킨 경험이 있는 남기일 감독을 선임한 뒤 정조국, 에델 등 K리그1 주전급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 2002 월드컵 신화의 서막을 알린 곳

수원월드컵경기장은 경기장 지붕이 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으로 설계되어 '빅버드'라는 애칭으로도 자주 불린다. 2002년 월드컵 개막 직전 프랑스와 한국의 평가전이 이 곳에서 열렸는데 2-3으로 패하긴 했지만 경기력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특히 1년 전 프랑스를 상대로 0-5 대패를 당한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들의 2002년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경기였다. 월드컵 이후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의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수원은 이곳에서 K리그, FA컵, 기타 컵대회 등 다양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성적뿐만이 아닌 K리그 내 인기 구단으로도 손꼽히는 수원은 항상 상위권의 관중 수와 충성도 높은 팬들을 자랑한다. 매 경기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의 N석은 수원을 응원하는 서포터즈들로 가득차 있는데 이 모습 또한 장관이다.

▲전주월드컵경기장 - 작은 도시의 경기장에서 K리그 최다 우승팀의 홈으로

전라북도 전주시에 위치한 전주월드컵경기장은 합죽선을 형상화환 지붕, 솟대를 상징하는 기둥, 가야금의 12현을 상징하는 케이블이 지붕을 받치고 있어 ‘전주성’이라는 애칭으로 자주 불린다. 2002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는 아니지만 같은 조인 D조 포르투갈과 폴란드의 경기를 포함해 총 3경기가 열렸다. 특히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주IC 톨게이트 바로 옆에 위치 해있어서 전주를 방문하는 이들을 누구나 경기장을 보며 전주에 왔음을 실감한다. 월드컵 이후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북의 홈구장으로 사용 중이다. K리그 최다 우승팀이라는 자타공인 강팀 전북은 이 곳에서 K리그 우승 7회, FA컵 우승 2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 2002 월드컵경기장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은 경기장 지붕이 신라시대 왕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빅 크라운’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은 국내 10개 월드컵경기장 중 가장 먼저 개장한 곳이기도 한데, 덕분에 울산현대는 월드컵이 열리기 1년 전인 2001년 7월부터 이 곳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왔다. 2016년 12월에는 1층 관람석을 접이식 의자로 교체하고 의자마다 컵홀더를 설치하는 등 관중들의 편의에 최적화된 경기장으로 변모했다. 울산은 이곳에서 K리그, FA컵,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모두 들어 올리며 팀의 역사를 써왔다. 한편 지난해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리그 우승을 놓쳤던 울산은 올해 11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이청용을 포함해 조현우, 윤빛가람, 김기희 등 무게감 있는 선수들을 폭풍 영입하며 올해 다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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