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보답받은 '백종원의 진정성' [권혜미의 회전문]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지속적으로 잘 되고 유지되는 가게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야심차게 준비한 '2020 여름특집'이 종료됐다. 백종원은 중간 점검 과정에 직접 나서며 다소 애를 먹었지만, 결국 그는 흐뭇한 미소를 남긴 채 다음 골목 솔루션을 예고했다.

'골목식당'은 지난달 3일부터 한 달간 여름특집을 진행, 서산 해미읍성 골목의 '돼지찌개집', '곱창집', '불고깃집', '호떡집', 부천 '롱피자집', 둔촌동 '카레집', 정릉 '지짐이집', 인천 '네모김밥집' 등 대규모 점검에 돌입했다.

결과는 의외였다. 솔루션 당시 백종원에게 무한 신뢰감을 안겼던 가게가 도리어 초심을 잃은 모습을 보인 반면,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가게들이 묵묵히 백종원의 가르침을 지키고 있었다. 백종원이 이를 보고 "난 정말 사람 보는 눈 없어"라고 한탄할 정도였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돼지찌개집과 곱창집의 상반된 행보. 방송 당시 '서산 장금이'라 불리며 뛰어난 요리 솜씨와 친절한 서비스를 자랑했던 돼지찌개집 사장님은 성의 없어진 태도와 잔반이 한가득 남을 정도로 추락한 음식 맛으로 백종원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반면 백종원의 말에 말대꾸를 하는 등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졌던 곱창집 사장님은 최고의 서비스와 맛으로 호평을 받으며 백종원의 걱정을 덜었다.

솔루션을 받았던 가게들이 다시 도돌이표로 돌아간 과정을 지켜보는 건 시청자들에게도 극한의 피로감을 안겼다. 진심으로 응원했던 마음이 기만당하는 느낌이 들면서, '골목식당'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들 정도다. 실제 롱피자집, 돼지찌개집, 불고깃집이 전파를 탄 후 "백종원의 뒷목식당", "솔루션을 진행하는 의미가 없다", "백종원을 위해 폐지해라"라는 네티즌들의 원성이 게시판을 도배하기도 했다.

그러나 철저한 위생 수칙을 지키며 위생 점수 A등급을 받게 된 지짐이집, 꾸준히 맛과 메뉴를 발전시켜 칭찬을 받은 카레집, 맛은 업그레이드하되 가격은 유지했던 호떡집 등은 백종원과 제작진, 시청자들에게도 뭉클한 힐링을 선사했다.

백종원은 '2020여름특집'을 통해 '골목식당'을 계속해서 이어가야 할 의미를 찾은 듯 보인다. 방송 말미에 그는 "'골목식당'이라는 프로 자체가 골목을 활성화하는 의미도 있지만, 사실 우리 방송을 통해 인연을 맺은 가게들이 지속적으로 잘되고 유지되는 가게들이 많았으면 하는 것 때문에 계속하는 거다.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인 바람을 드러냈다.

초심을 지킨 그들에게 백종원은 앞으로도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골목길의 사장님들이 변하지 않고 차근차근 가게를 개선하는 것으로 백종원의 진정성이 비로소 보답받은 것이다.

백종원의 진짜 웃음을 보는 것이, '골목식당'이 계속해서 달려가는 이유가 됐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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