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언니들의 재발견…환불원정대, 훨훨 날았다 [양유진의 클로즈업]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의 기세가 무섭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성 아티스트 만옥(엄정화), 천옥(이효리), 은비(제시), 실비(화사)가 만나 남다른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개성 강한 캐릭터가 모인 '강강 조합'에 불신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센 언니들은 서로 개성을 보완해 훨훨 날았다.

환불원정대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이효리가 던진 농담으로 시작됐다. "함께 가게에 가면 무엇이든 환불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네티즌의 아이디어에서 붙은 이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작은 힘이 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로, '신박기획' 대표 지미 유(유재석)가 기획 및 제작을 맡았다.

가요계 레전드 디바의 만남에 팬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그 덕분에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라고는 안 믿어질 정도의 호성적을 내고 있다. 환불원정대의 데뷔곡 '돈 터치 미(Don't touch me)'는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점유율 측정 최고치를 뜻하는 '지붕킥'에 성공했다. 지난 8월부터 장기집권을 이어온 그룹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꺾고 1위 왕좌에 앉은 것.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돈 터치 미'는 '남의 눈치 보지 않아/자꾸 건드리네 돈 터치 미/때론 눈물이 쏟아지기도 해/결국 날 만든 게 눈물이기도 해 익숙해/남들 신경 쓰지 마 절대로/네버 네버 누가 뭐래도 멈추지 마'라는 노랫말로 각기 다른 개성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는 메시지를 표현한다. 90년대를 풍미한 맏언니 엄정화부터 차세대 소울퀸 막내 화사까지 한데 어우러져 여유로운 호흡을 보여준다.

안무는 지난해 미국 NBC '월드 오브 댄스 시즌 3' 베스트4에 진출해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의 극찬을 받은 여성 듀오 댄스팀 올레디 멤버 아이키가 맡아 환불원정대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비공식 뮤직비디오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공개 이틀 만에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정상을 차지하는가 하면, 순식간에 500만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기세가 무섭다. 아티스트는 물론, 지미 유 대표와 매니저 정봉원(정재형), 김지섭(김종민) 등의 노력이 곳곳에서 빛을 발휘해 거둔 값진 성과다.

이 같은 인기는 수치로 나타났다. MBC '쇼! 음악중심' 데뷔 뒷이야기를 다룬 지난 24일 방송은 시청률 15.1%(닐슨코리아 제공, 수도권 기준)까지 치솟으며 '놀면 뭐하니?'를 토요 예능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도왔다. 프로모션도 신박하다. 데뷔앨범을 CD가 아닌 LP로 출시해 구매고객 100명을 뽑아 전액을 환불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음원 수익은 전액 기부된다.

앞서 '놀면 뭐하니?'의 첫 번째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가 3개월 활동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을 고려하면, 환불원정대와의 작별도 머지 않아 보인다. 환불원정대의 도전과 열정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사진 = MBC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