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원 강행? 이럴거면 엠넷부터 해체하라 [이승록의 나침반]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렇게 뻔뻔한 걸 보니 얼마나 두꺼운지, 얼굴이 아니라 낯짝이다. 후안무치(厚顔無恥)다.

엠넷이 투표 조작 사실이 온 세상에 들통나고 피해자까지 밝혀진 마당에 걸그룹 아이즈원 활동을 강행하겠다고 19일 밝혔다. 투표 조작에 대중이 공분하는데도, 엠넷은 그냥 무시하고 갈 길 가겠단 거다. 내달 7일 새 앨범을 낼 뿐 아니라, 자신들이 주최하는 시상식 무대에도 올리겠다고 한다.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심지어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엠넷은 "이미 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아이즈원 역시 최선을 다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경악스럽다. 또 '꿈' 타령이다. 애당초 '프로듀스48'이 시작될 때 연습생들의 '꿈' 운운해놓고 그 '꿈'을 짓밟은 게 엠넷이었다. 앞에선 '꿈'을 이루게 해줄 것처럼 사탕발림 해놓고 뒤에서 순위 조작한 게 엠넷이었다. 그런데 또 '꿈'이란다.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는 거다.

아이즈원 활동 강행은 투표 조작으로 탈락한 연습생들에게 재차 상처를 주는 꼴이다. 아이즈원이 부르는 노래, 아이즈원이 춤추는 무대는 피해 연습생들도 불렀어야 할 노래, 춤췄어야 할 무대다. 그 기회를 빼앗은 것도 모자라, 활동 강행하는 걸 참고 보라는 건가. 피해 연습생들과 그들을 지지한 국민 프로듀서들이 받을 상처를 엠넷은 전혀 공감 못하고 있다.

활동 강행은 아이즈원에게도 독이다. 엠넷의 순위 조작으로 졸지에 아이즈원은 조작 그룹이 됐기 때문이다. 온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데뷔한 멤버들마저도 엠넷 탓에 조작 그룹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대로 활동을 강행시키면, 조작 그룹이란 비난은 아이즈원 멤버들이 고스란히 들을 수밖에 없다. 욕은 아이즈원이 앞에서 듣고, 엠넷은 뒤에서 구경만 하려는 속셈인가.

엠넷의 투표 조작은 K팝 역사의 치욕이다. 전 세계가 이번 사건을 비난해도 K팝의 주인인 우린 할 말이 없다. 그만큼 부끄럽고 참담한 사건이란 말이다. 그런데 정작 투표 조작 주동자인 엠넷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뻔뻔하게 아이즈원 활동을 밀어붙이려고 한다. 이쯤되면 아이즈원을 해체할 게 아니다. 이렇게 대중 무시할 생각이면 K팝 망신시킨 엠넷이 해체해야 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