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KTX 막말 승객 사건' 언급…"추하고 꼴사납습니다" [전문]

[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작가 허지웅이 최근 논란된 'KTX 햄버거 승객' 사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4일 허지웅은 개인 인스타그램에 깍듯이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 한 장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허지웅은 "요즘 신문에 자주 당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라는 말입니다"라며 KTX에서 햄버거를 먹고 막말을 쏟아낸 승객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면서 ""스스로 증명한 것 없이 부모의 돈으로 살아가며 그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흡사 삼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삼루타를 친 것 마냥 구는 자를 보는 것처럼 추하고 꼴사납습니다"라고 비유했다.

끝으로 허지웅은 "지금 이 시간 내가 가진 가장 빛나고 훌륭한 것을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분투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라고 울림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 이하 허지웅 인스타그램 글 전문

요즘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라는 말입니다. KTX 열차 안에서 햄버거를 먹던 사람을 제지하자 폭언과 함께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군지 알아?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오래 전에는 이런 말 종종 보고 들었지요. 그런데 그때도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말은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낯부끄러워서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이든 자들이 내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고 그 자식들이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아냐는 질문을 하는 동안 우리 공동체의 가장 나쁜 맨얼굴을 보게 됩니다.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증명한 것 없이 부모의 돈으로 살아가며 그걸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흡사 삼루에서 태어난 주제에 삼루타를 친 것 마냥 구는 자를 보는 것처럼 추하고 꼴사납습니다.

타고난 운을 고맙게 생각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가다듬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의 인생에 가장 빛나는 성과란 고작해야 삼루에서 태어났다는 것 뿐일 겁니다.

지금 이 시간 돈이 아니라 내가 가진 가장 빛나고 훌륭한 것을 자식에게 물려주고자 분투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을 응원합니다.

[사진 = 허지웅 인스타그램]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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