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의 뒤늦은 폭발, KT 벼랑 끝 몰렸다 [MD포인트]

[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KT가 벼랑 끝에 몰렸다. 허훈이 4쿼터에 연달아 3점슛을 터뜨리며 추격전을 펼쳤지만, 끝내 주도권을 되찾지 못했다.

부산 KT는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7-83 역전패했다. KT는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져 벼랑 끝에 몰렸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선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KT는 1차전에서 80-90으로 역전패했고, 이 과정에서 이슈가 있었다. 63-72로 뒤진 경기종료 6분 12초전 허훈을 최진광으로 교체한 것. 승부를 포기하기엔 이른 시점이었지만, 허훈은 이후 다시 코트를 밟지 못했다. 경기운영과 관련된 서동철 감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던 이유다.

서동철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해도 비난받겠지만, 사정이 있었다. (허)훈이가 미디어데이 후 오후훈련을 하는데 갑자기 햄스트링이 아프다고 했다. 정밀진단에서 ‘약간 손상됐지만, 경기를 못 뛸 정도는 아니다’라는 소견이 나왔지만, 걱정을 많이 하며 경기를 치렀다. 팀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부상 얘기를 하긴 싫었다”라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허훈의 햄스트링 상태는 문제가 없었다. 서동철 감독은 “훈이는 앞으로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허훈은 2차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허훈은 경기를 순조롭게 시작했다. 1쿼터 개시 후 박준영의 연속 4득점을 모두 어시스트했고, 1쿼터 중반에는 달아나는 3점슛까지 터뜨렸다. KT가 기선을 제압하는 데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활약상이었다.

하지만 허훈은 2~3쿼터 들어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2쿼터 막판 손쉬운 골밑 찬스를 놓치는가 하면, 3점슛은 번번이 림을 외면했다. 허훈의 2~3쿼터 기록은 3득점 2어시스트 2실책이었다. 2~3쿼터 야투율은 16.7%(1/6)에 불과했다.

결국 2쿼터까지 주도권을 지켰던 KT도 3쿼터를 57-63으로 뒤진 채 끝났고, 4쿼터 내내 끌려 다닌 끝에 경기를 마쳤다. 허훈은 4쿼터에 3점슛 2개 포함 9득점을 몰아넣었지만, 재역전을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허훈은 이날 총 15득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KT로선 제러드 설린저를 봉쇄하지 못한 가운데 허훈의 폭발력이 뒤늦게 발휘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 일전이었다.

5전 3선승제 6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에서 연달아 패한 팀은 예외 없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KT로선 ‘0%의 기적’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허훈. 사진 = 안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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