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서 넘겼다' 추신수의 좌월홈런, 타격상승세 신호탄인가[MD포인트]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첫 좌월 홈런이다.

추신수(SSG)가 김원형 감독 말대로 10경기가 지나면서 서서히 타격 그래프를 끌어올리고 있다. 15일 인천 NC전서 완전히 결장한 뒤 다른 사람이 됐다. 13~14일 인천 NC전서 7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고, 김 감독으로부터 "몸이 무거워 보였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6일 인천 KIA전서 선제 투런포 포함 3타점을 올렸다. 두~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랐고, 특히 4회 세 번째 볼넷은 밀어내기 타점으로 이어졌다. 다만, 추신수가 공을 잘 골라냈다기보다 임기영과 장민기의 제구가 좋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17일 인천 KIA전은 추신수의 컨디션이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는 걸 입증한 경기다. 단순히 이틀 연속 홈런을 쳐서가 아니다. 1~2호 홈런과 달리 시즌 처음으로 좌측으로 홈런을 날렸다.

1회 KIA 다니엘 멩덴에게 1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2B2S서 5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툭 밀어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바깥쪽으로 형성돼야 정상인데, 살짝 가운데로 들어오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공을 끝까지 잘 봤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1B1S서 멩덴의 컷패스트볼을 역시 힘 들이지 않고 정확하게 타격, 좌중간에 떨궈놨다.

이날 전까지 추신수 안타의 대부분은 우측 혹은 우중간이었다. 특히 홈런은 모두 우측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예외적으로 두 차례나 좌측과 좌중간으로 좋은 타구를 보냈다. 그만큼 추신수가 공략 가능한 면이 넓어졌고, 타석에서 더 여유 있게 대처했다는 증거다. 통상적으로 슬럼프에 빠진 타자도 가볍게 밀어서 안타가 나오면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많다.

올 시즌 추신수는 메이저리거 시절에 비해 턱 없이 짧은 준비기간을 보냈다. 게다가 메이저리그에 비해 평균구속이 떨어지는 KBO리그 투수들에게 타이밍을 맞추고, 변화구 승부가 많은 것에 대해서도 적응이 필요했다. 이날 2안타 모두 변화구를 공략한 결과였다.

추신수가 김 감독 말대로 10경기가 지나면서 반격의 여지를 마련했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15년간 주전으로 뛴 타자에게 타격능력을 의심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추신수.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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