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⅓이닝과 63⅓이닝…해영·현식·민기 분전에도 불안한 KIA 마운드[MD이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실 나도 걱정하는 부분이다."

KIA 마운드가 시즌 초반 전반적으로 위태로워 보인다. 단순히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 공백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선발진이 전반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한다. 불펜은 분전하지만, 살짝 무리하는 느낌도 있다.

KIA는 18일까지 6승7패다. 13경기서 선발승이 단 한 경기도 없었다. 그것보다 찜찜한 건 60⅓이닝만 소화한 점이다. 리그 8위다. 원투펀치 애런 브룩스와 다니엘 멩덴은 좋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다. 오히려 타선과의 엇박자로 승수를 쌓지 못한 케이스도 있었다.

국내 선발투수들이 불안정한 게 최대 고민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무려 7.01. 9위 롯데가 4.96이다. 압도적인 최하위. 맷 윌리엄스 감독이 시즌 초반 잠시 브룩스와 멩덴을 5일 로테이션으로 기용할 계획을 잡은 것도 이 약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김현수, 이민우, 임기영, 남재현, 신인 이의리 등이 선발투수로 기용됐다. 여기에 김유신이 21일 잠실 LG전 등판이 유력하다. 이의리는 목요일에 고정됐고, 나머지 투수들은 1군과 퓨처스를 오가며 등판간격 및 컨디션 조절과 함께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내세우겠다는 계획.

현실적인 선택이지만, 어려움이 많다.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국내 선발투수들을 한 템포 빨리 교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6승을 따낸 밑거름이었다.

하지만, 불펜투수들의 피로도가 만만치 않다. KIA 불펜은 63⅓이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브룩스와 멩덴을 포함한 선발투수들이 불펜투수들보다 적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뜻이다.

60⅓이닝과 63⅓이닝. 물론 시즌 초반이다.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 자연스럽게 선발투수들의 이닝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 숫자들은 KIA 마운드가 시즌 초반 불펜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증명한다. 그래도 불펜 평균자책점이 3.41로 전체 2위라서 중위권에서 잘 버티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6경기 7⅔이닝 ERA 1.17), 장현식(8경기 8⅔이닝 ERA 3.12), 신인 장민기(6경기 7⅓이닝 ERA 2.45)가 상당히 좋다. 철저히 등판간격을 조절하지만, 경기당 1이닝을 넘겼다. 높은 피로도가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윌리엄스 감독조차 18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사실 나도 걱정하는 부분이다. 연장전도 계속 있었다. 양날의 검과 같은 느낌이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많이 했다. 동시에 불펜이 많이 던져야 했다. 지난 며칠간 장현식과 정해영은 (과부하)걱정스럽고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했다.

지난해 이적 후 좋지 않았던 장현식의 부활은 KIA로선 반갑다. 윌리엄스 감독은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다. 6회 동점이라면 점수를 주지 않고 홀드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 중요한 상황, 경기 후반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감안할 때 정해영, 장현식, 장민기의 비중은 조금 떨어지고, 박준표의 페이스 회복, 나아가 전상현의 건강한 복귀가 필요하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토종 선발투수들의 분전이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래도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찾아야 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길게 가지 못하고 있다. 첫 선발승이 나오면 자신감을 가질 계기가 될 것이다. 당연히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선발투수들이 좀 더 길게 던지는 모습을 보길 바란다. 그래야 불펜도 과부하를 막고 조절해줄 수 있다"라고 했다.

[정해영(위), 장현식(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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