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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 뽑아서…” 김승기 감독의 결단, KGC가 새 트로피 품었다 [MD포인트]
21-05-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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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내가 외국선수를 잘못 뽑았다. 선수들의 불만이 많았을 것이다.” 김승기 감독은 패착을 인정했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법’이었다. 정규리그 막판 김승기 감독이 내린 결단은 KGC인삼공사가 새롭게 제작된 챔프전 트로피를 품을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84-74로 승리했다.

KGC인삼공사는 이날 승리로 스윕을 따내며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더불어 KBL 역사상 최초의 플레이오프 10연승 우승도 달성했다. 설린저(42득점 3점슛 4개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는 4차전에서 KGC인사공사 소속 선수로는 전반 최다인 25득점을 작성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제러드 설린저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 시리즈였다. NBA(미프로농구) 보스턴 셀틱스에서 비중 있는 멤버로 활약했던 설린저는 무릎부상으로 최근 2시즌 동안 이렇다 할 실전 경험이 없었다. 실전 감각과 건강에 대한 의문부호도 따랐지만, 설린저는 탄탄한 국내선수층을 지닌 KGC인삼공사의 전력을 배가시켜준 최고의 카드였다.

김승기 감독이 고집을 내려놓았기에 설린저도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에 얼 클락을 1옵션으로 구상했지만, 김승기 감독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이어 크리스 맥컬러가 대체외국선수로 합류했다. 지난 시즌에 폭발력을 보여줬지만, 기복이 큰 데다 슛 셀렉션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줘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존재였다.

KGC인삼공사로 돌아온 맥컬러의 경기력 역시 우승을 노리기엔 부족했다. 결국 맥컬러도 21경기 만에 퇴출됐다. 김승기 감독은 “지난 시즌 싱글포스트(오세근)는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그래서 올 시즌도 그렇게 재밌는 농구, 뺏는 농구를 하고 싶었다. 지키는 농구보다 더 희열이 있지 않나. 하지만 올 시즌에 그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은 이어 “깨달은 후 설린저가 나에게 왔다. 그동안 내가 외국선수를 잘못 뽑았고, 국내선수들도 불만이 많았을 것이다. 외국선수들이 총 20득점도 못하는 경기가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승기 감독은 완벽하지 않은 외국선수 구성 역시 팀의 올 시즌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고 견해를 전했다. 국내선수들의 체력소모가 컸지만, 한편으로는 버틸 수 있는 힘도 생겼다는 게 김승기 감독의 설명이다.

김승기 감독은 “처음부터 설린저와 함께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전까지 국내선수들이 버티며 실력이 늘었다. 그래서 설린저가 온 후 시너지 효과도 일어났다고 본다. 교체 전까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지만, 설린저가 온 후에는 한 번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결국 KGC인삼공사의 우승은 빅맨 타입의 외국선수와 함께 해야 가능했다. 2011-2012시즌(크리스 다니엘스), 2016-2017시즌(데이비드 사이먼) 챔프전 우승을 따낼 때에도 오세근의 곁에는 슈팅능력을 겸비한 빅맨이 있었다. 2020-2021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KGC인삼공사는 설린저 효과와 더불어 오세근의 ‘라이언킹모드’까지 발휘돼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설린저와 정규리그 개막부터 함께 했다면 ‘역대급 시즌’도 가능했을까. 김승기 감독은 이에 대해 “그랬다면 정규리그에서 44승 정도 했을 것 같다. 10번은 지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설린저의 차기 시즌 행선지는 아직 뿌연 안개와 같다. 건강, 경쟁력을 증명했기 때문에 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어쨌든 설린저의 단기간 임팩트는 ‘단선생’ 단테 존스를 훌쩍 뛰어넘었다. 김승기 감독이 패착을 인정하고 결단을 내린 덕분에 KGC인삼공사는 올 시즌을 맞아 새롭게 제작된 챔프전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제러드 설린저. 사진 = 안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안양 =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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