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추억 안고 떠난다” SK 김민수, 경희대 코치로 새 출발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좋은 추억을 안고 떠나게 됐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순간이 훨씬 많았다.” 서울 SK 베테랑 김민수(39, 200cm)가 은퇴를 선언했다.

서울 SK는 14일 “원클럽맨으로 13시즌을 뛴 김민수가 2020-2021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허리부상을 비롯한 몸 상태, 팀의 세대교체 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하승진(전 KCC)에 이어 전체 2순위로 SK에 선발된 김민수는 13시즌 동안 SK에서만 뛰었던 프랜차이즈 스타다. 정규리그 통산 533경기에서 평균 26분 8초 동안 10.2득점 3점슛 1개 4.5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특히 통산 2,410리바운드는 SK 구단 역대 최다기록이다.

김민수는 신장에 슈팅능력을 두루 갖춘 득점원이었지만, 2020-2021시즌 18경기 평균 15분 15초를 소화하는 데에 그쳤다. 허리부상이 심각했던 탓이다. 더 이상 현역생활을 이어가는 게 어렵겠다고 판단한 김민수는 FA 협상 전 먼저 구단 사무실을 방문, 은퇴 의사를 밝혔다.

김민수는 “가끔 동호회농구는 할 수 있겠지만, 팀 훈련은 안 될 것 같다. 의사, 트레이너들로부터 ‘위험하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나를 처음 본 의사는 ‘이 몸으로 현역이었어요?’라고 할 정도였다. 디스크는 없다. 뼈에 이상이 있는 건데, (뼈가)잘못 붙으면 큰 수술까지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전했다.

김민수는 더불어 “지금도 일상생활을 위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오래 서있으면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수로선 1월 31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13분 17초를 소화한 후 교체된 게 예상치도 못한 현역 마지막 은퇴경기가 됐다. FA 자격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김민수는 은퇴 전 잠깐이라도 코트를 다시 밟기 위해 노력했다. SK도 일찌감치 순위경쟁에서 이탈, 몸 상태만 뒷받침된다면 부담이 적은 상황서 ‘비공식 은퇴경기’를 치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회복이 더뎠던 김민수는 끝내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코트를 밟고 싶었지만, 운동을 하다 보니 너무 아파져서 그마저도 안 됐다. 그 부분은 많이 아쉽다”라는 게 김민수의 말이다.

하지만 김민수는 즐거웠던 순간이 보다 많았다고 프로생활을 돌아봤다. 김민수는 “재밌었다. 좋은 추억을 안고 떠날 수 있게 됐다. 은퇴 전 우승(2017-2018시즌)도 했고, 우승이 확정된 경기에서 4쿼터에 결정적인 3점슛도 넣었다(웃음). 구단 기록을 갖고 있는 것도 만족스럽다. 좋은 형들과 동료들, 지도자들을 만나서 행복했다.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던 순간이 훨씬 많았다”라고 말했다.

“욕을 많이 먹은 시기가 있었다(웃음). 하지만 돌아보면 응원을 더 많이 받았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말한 김민수는 이어 “모교 경희대에서 코치로 새 출발하게 됐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라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민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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