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타점 1위도 있는데…그래서 더 안타까운 'ML 거포' 부진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리빌딩 중인 한화는 '코어 유망주'라 할 수 있는 노시환의 성장이 반갑기만 하다.

노시환은 올해 타율 .293 6홈런 37타점으로 비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강백호(KT)와 함께 타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점이 놀랍다. 시즌 타율은 3할대에서 떨어졌지만 득점권 타율은 .500에 달하며 37타점 중 35타점을 득점권 찬스에서 뽑았다.

그래서 외국인타자 라이온 힐리의 부진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힐리가 메이저리그 통산 69홈런을 터뜨린 위력을 KBO 리그에서도 선보였다면 한화의 중심타선은 더욱 뜨거워졌을테니 말이다.

힐리도 지난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목에 담 증세가 있고 타격 컨디션도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한 것이다. 힐리는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극악의 부진을 보였던 사이드암 투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린 것이 반등의 요소로 보였다. 당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힐리가 타점을 올려줬고 사이드암 상대로 안타를 친 것이 의미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5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꼼짝 못하는 모습이었다. 삼진만 두 차례 당했다. 올 시즌 타율 .257 1홈런 14타점이라는 성적은 분명 한화가 기대한 모습이 아니다.

한화는 줄곧 4번타자를 맡았던 힐리를 6번타자로 타순을 조정하면서 압박감을 덜어주려고 하지만 힐리는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 때문인지 이렇다할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힐리가 지난달 18일 창원 NC전에서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KBO 리그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며 '반전'할 수 있는 찬스를 잡은 듯 했지만 이후 그의 홈런은 한 달 가까이 '무소식'이다.

힐리는 KBO 리그 첫 홈런을 치면서 첫 볼넷을 고르기도 했다. 그만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상대는 정면승부를 했음에도 힐리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었다.

수베로 감독은 "멘탈이나 배트 스피드 등을 봤을 때 문제는 없다. 반등의 계기만 찾으면 나아질 것 같다"면서 "힐리를 하위타선으로 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8번 타순에 놔도 상대 투수가 공략하는 방법은 똑같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 힐리는 보답하지 못하는 모습.

마침 노시환이 포텐셜을 폭발하고 있고 하주석도 3번타자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힐리가 하루 빨리 타격감을 회복해야 한화 역시 팀 타율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팀 타선을 일으켜 세우고 중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한화 힐리가 1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8회초 1사 만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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