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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문정욱,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 싶어요”(인터뷰)[MD패션]
21-06-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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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엘레쎄’ 디자인연구소 문정욱 실장은 팔방미인이다. 어린 시절엔 ‘피아노 신동’으로 불렸다. 주얼리 디자인에도 조예가 깊다. 개인전도 열었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패션 브랜드 ‘컴스페이스 1980’로 유명했을 무렵에는 려욱의 코트, 김희철이 입은 스웨트셔츠와 팬츠가 대박이 났다. 연예인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엘레쎄로 옮겨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다음은 문정욱 디자이너와의 일문일답.

1.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안녕하세요. 엘레쎄(ellesse)와 에그랩스튜디오(EGG LAB STUDIO)의 디자인 총괄 문정욱 실장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2. 2021 SS 서울패션위크를 끝으로 현재까지 근황이 궁금했어요. 그리고 얼마전 2021 FW 서울컬렉션에서 볼수 없더라고요. 참가를 못한 이유라도 있었나요.

2020 SS 서울컬렉션을 입성하고, 그 이후 코로나로 인해 서울패션위크가 온라인쇼로 전환되어 운영했어요,그래서 영상쇼로 참가하게 되었고요. 올초, 젯아이씨㈜로 영입이 되면서 기존 엘레쎄 리뉴얼과 에그랩스튜디오(EGG LAB STUDIO)라는 신규 플랫폼브랜드를 추진해야 해서 겸사겸사 내부 행사와 여러 업무가 겹치다보니 바빠서 참여를 못했죠.


3. 평소 패션쇼 현장에서 연출을 보면 색다른 거 같아요.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솔직히 색다른건 없어요(웃음). 단순히 옷입고 음악에 맞춰 걷는 수준인걸요. 아마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에 쇼는 품평회라 생각하고 진행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단순함에서 오는 재미라고 할까요. 쇼를 할 때 마음은 항상 힘을 주지않는 형태와 편안히 진행하자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임해요. 무거움이 있으면, 가벼움이 있고, 잘난게 있으면 못난것도 있어야 된다는 주의였거든요. 그래야 밸런스가 맞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해외브랜드를 흉내 내거나 허세 떨고 가오를 잡는 그런 가식적인 쇼는 안해야겠다가 첫번째 이유였을 테고,시건방 떠는 성향은 또, 저의 성격과는 거리가 멀다보니 그냥 있는 그대로 내 감정과 생각을 보여주자라고 생각했어요. 프로듀서 적인 측면만 생각하면서 그런 유형의 발상 자체가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했죠.


4. 패션쇼 반응은 어땠나요.


모두가 그렇듯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싫다는 사람들이 있겠죠.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안해봤던 거 같아요. 쇼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이고, 쇼를 했다고 뭐가 달라지겠지 라고 기대해 본적 또한 없었어요. 하지만 좋아해 주신 분들이 비교적 많았다고 해야할까요. 오더는 받을 만큼 받았고, 응원과 격려도 배가 되었으니 제 입장에선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5. 앞으로도 패션쇼 무대에서 볼수 있는건가요?


아뇨. 패션쇼는 저에게 놀이문화 같은 콘텐츠일 뿐이에요. 오히려 오랜기간 작업하고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는 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요. 사실 패션쇼 한다고 해서 떼돈 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허세 떠는 일부 디자이너들을 볼때면 돈이 있어도 똑 같은 사람 될까봐 더 하기 싫어지긴 하더라고요. 단, 쇼라는 형태가 내 기획의도에 적합하거나 마케팅적으로 접근을 해야할 때는 하겠지만 어느 특정 매개체에 제한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6. 현재, 젯아이씨㈜ 엘레쎄 사업부 소속으로 근무중인데 어떻게 입사했나요.


지금의 젯아이씨의 임원으로 계신 김기택 전무님과 18년 전 도크(DOHC/캐쥬얼브랜드) 라는 회사에서 함께 모셨던 김하늘 실장님께서 스카우트 제안을 해 주셨고, 좀더 시대에 부흥할 수 있는 콘셉트로 멋진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어 입사하게 되었어요.

막상 일을 해보니 어디든 장, 단점은 있겠지만 워낙 저희 회사(젯아이씨) 김홍 대표님과 김기택 전무님께서 믿어 주시고 지원도 아낌없이 해 주셔서 아주 재밌게 때로는 신중하게 일하고 있어요.

7.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뭔가 특별한 계획이 있을거 같아요. 기업 소속으로 활동이 쉽지 않을텐데 말이죠.

주변에서 개인브랜드 하다가 힘들지 않았냐 라는 질문을 많이들 해주시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워낙 회사(조직) 생활을 오래했고, 지난 브랜드들이 사내 벤쳐 투자로 운영 되었기 때문에 회사생활의 연장선이었죠. 잘 모르시는 분들이 오해 하시더라고요. 제 브랜드라고 해도 맞겠지만 크게는 회사 소유니까 자연스럽게 편히 일해 왔던 것 같아요. 현재 저의 계획은 젯아이씨 소속 디자이너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후회없이 탄탄한 브랜딩 구축만을 생각하고 있어요.“무조건 돼야지” 라는 생각과 함께요. 타성에 젖어 각본에 맞춰 일하는 다른 실장들과 다르다라는 좋은 사례가 되고 싶어요.

8. 각본에 맞춰 일하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좋은 회사의 타이틀, 경력도 중요하겠지만 데이터로만 움직이는 시스템에서 탈피를 해야한다는 말이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나만의 무기, 사람 그 자체의 콘텐츠가 필요한거 같아요. 지금 시대에선 중요 하잖아요. 겉멋들어 무게만 잡는 디자이너가 아닌 나 자신이 플랫폼이 되어 무언가를 기획하고 개발하고 유동성을 가진 현장감 있는 디자이너로 남고 싶어요.


9. 엘레쎄가 궁금해 지는데요, 브랜드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먼저, 엘레쎄는 21FW부터 많이 바뀝니다. 각자의 시선으로 90년대 옛추억을 되새기면서 스스로가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시즌일거라 기대해요. 판매 데이터도 중요하겠지만 모든 브랜드가 서로 밥그릇 싸움을 하다보니 중복, 반복 형태에서 도태되고 무너지고 사업을 접게 되었던 것이 아쉬웠었는데 그런 유통 현실에서 진행방식과 구조를 과감히 버리면서 한 공간에 콘셉트를 융합하게 된 것이죠. 그 중심에선 볼프렌즈와 이엘에스의 서브라인이 있고요. 볼프렌즈는 좀 더 컬러풀하고 키치한 감성의 타깃이라면, 이엘에스는 현재 트랜드를 적절히 반영하면서도 캐릭터 캐쥬얼을 즐기는 모던한 무드를 지향합니다.


10.인터뷰를 하기 전 여러 기사를 찾아보면서 느낀건 문정욱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어요. ‘동해 번쩍 서해 번쩍’ 하시는 것 같아요. 코로나로 패션시장이 무너지면서 신규사업의 브랜드 론칭이 쉽지 않았을거 같은데요.


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재밌는걸 원하고 갈구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문정욱이란 사람을 필요로 하거나 필요하다는 곳이 제 놀이터고, 집이고, 늘 저의 일터였거든요. 항상 동향 분석을 토대로 전략 등을 세분화 하다보면 어느새 새로운 브랜드가 구체화 되곤 하는데 그때마다 설렘이 큰거 같아요.그런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그 브랜드가 잘되고 매출이 좋아도 일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굳이 제가 구차하게 회사에 남아 있으려 노력할 이유도 없고, 그렇다고 제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분명한 것에서 최선을 다하는 스타일은 맞는거 같아요. 저로 인해 같이 고생해준 동료 후배나 절 믿어준 주변 분들께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저만의 책임의식이 강하다 보니 부지런 할 수 밖에 없었고, 저 때문에 주변사람이 피해보는 꼴은 더 못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전 제가 좋아야 되요(웃음).


11. 얼마전 엘레쎄 전속모델 콘테스트 연출을 맡았다고 들었어요. 참 다양한 활동으로 스펙트럼이 넓은거 같아요.


회사 다닐때도 그랬고 제 브랜드로 활동했을 당시에도 다양한 문화예술관련 패션 행사 연출을 맡아왔어요. 좋아서 시작한 부업이지만 배운 것도 많았고, 스태프 300명까지 이끌어 본적도 있었고요.

엘레쎄 모델 콘테스트의 시작은 신인발굴에 있었어요. 신인을 찾아 저희 신상제품을 무한 제공해주면서 모델의 활동범위를 키우고자 한 것이었죠, 선발 된 신인모델은 저희를 통해 노출이 되고,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를 지속적으로 해주자는 취지였어요. 지금은 모든 심사가 완료되어 선발된 모델들과 무엇을 할 지 가이드를 잡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전 볼프렌즈 캠페인 촬영은 이미 끝났고요. 무신사 단독 스페셜로 판매중에 있어요.

12. 연출을 직접 맡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음, 성격인거 같아요. 워낙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어떤 일이든 해봐야 아는거라면 몸으로 부딪쳐보자 라는 식의 도전의식이 강한거 같아요. 어차피 나이들어 건강이 망가지면 하고 싶어도 못할 일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러니 지금 바싹해보고 알고 싶은 영역은 무조건 섭렵하고 싶었던 거죠.

13. 여러 일을 병행하다보면 힘들지 않나요.

힘들 때도 있지만 즐기면서 하다보니 그나마 지치는 타입이 아니에요. 저도 사람인데 왜 모르겠어요. 힘들거나 지칠거 알면서 무모한 도전은 안하죠. 단순히 가능할거야라고 생각이 들면 재밌게 하고 있는데 괜히 주변에서는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디자이너면서 작품 활동하고, 기획도 하고,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하는거 같이 보이겠지만 전 이런 행위들로 창작의 욕구를 콘텐츠로 풀고있는 것이거든요.

14. 평소 관심사나 취미가 궁금해요.

평소 관심사는 문화 전반에 걸쳐 제한을 두지는 않아요 보고 듣고 알려고 노력하는 타입이고요, 굳이 나누자면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죠. 다양한 장르 특히, 동요(웃음). 동요는 어릴 적 초등학교시절 동요작곡가로 활동했었기 때문에 동심을 느끼며 생활하는 것을 좋아해요. 취미는 만드는거 좋아해요. 공예작업하는 걸 좋아해서 오브제 장신구 작업을 다음 개인전시를 위해 틈틈히 작업하고 있고요.

15. 앞으로 어떤 일을 추진할 계획인가요. 최종 목표에 대해 말해줄수있나요.

최근들어, 제안이나 연락 오는거 봐서는 또 무언가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일은 모르죠
회사라는 집단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기도 하고… 어딜가나 타성에 젖어있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엮이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일하고 안 하고는 월급쟁이지만 제가 정하고 싶어요. 사실 한 곳에 오래 머무르고 싶지 않기도 하고, 버틴다 라는건 디자이너를 포기한 거라 생각해요.

항상 그래왔듯이 내 주관, 소신껏 일하는 방랑자로 남고 싶어요. 어찌됐건 저를 원하고 찾는 곳에서 재밌게 일하고 싶을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엘레쎄에 있으니 현재 제 위치에 만족하며 죽어라 일만할래요. 좋으니까(웃음).

16. 앞으로 더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도전까지는 거창하고요. 기획자로 지금의 브랜드 엘레쎄와 에그랩스튜디오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과 디렉터로서 인정받고 그만해도 되겠다 싶을땐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모두 내려놓고 강의하며, 공방을 운영할거 같아요. 아니면 저녁엔 고급 술집을 차려서 운영할 거예요(웃음).

17. 마지막으로 디자이너 문정욱이란.

천하무적이요(웃음). 농담이고요, 저는 크게는 인간적인 디자이너로 남는 것, 그리고 초심을 잃지않고 한결 같은 문정욱으로 살고 싶어요, 저 답게…. 내 주변 지인은 저의 이러한 성향을 잘 알거예요.

[사진 = 엘레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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