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순간' 고두심X지현우, 세대차 뛰어넘은 감성 로맨스 [종합]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배우 고두심과 지현우가 세대 차이를 뛰어 넘은 감성 로맨스 영화 '빛나는 순간'으로 관객을 찾는다.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시사 직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소준문 감독, 배우 고두심, 지현우가 참석했다.

'빛나는 순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

고두심은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제주 해녀 진옥 역을 맡았다. 해녀 사이에서는 물질도, 성질도 그를 당할 사람이 없는 인물. 어느 날 그의 앞에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이 나타나고 그를 만나면서 잊고 있었던 감정을 하나 둘 마주하게 된다. 고두심은 진옥 캐릭터를 위해 어린 시절 해녀 삼촌과 함께했던 기억을 되살려 캐릭터에 이입시켰고, 물 공포증을 이겨내고 수영을 다시 배울 정도로 역할에 대한 남다른 사명감을 드러냈다.

"고향에서 찍어서 그 누구보다 잘 표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임했다"라고 입을 뗀 고두심은 "지현우와 나이 차이가 굉장하다. 한국에서 배우 생활을 하면서 멜로에 목말라 있었다. 나이를 초월한 파격적인 역할이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지현우가 외적으로는 여리여리하다. 강인한 내면에 빠져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지현우는 "촬영하면서 스태프에게 하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럽다고 느꼈다. 먼저 다가가서 손 내밀어주셨다"라며 "소녀 같은 면모가 있다.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또한 고두심은 "'고두심' 하면 제주고 '고두심의 얼굴'이 제주 풍광이라는 감독님의 말을 듣고 거절할 수 없었다"라고 시나리오를 받아든 이유를 전했다.

지현우가 분한 한경훈은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와 완강히 촬영을 거부하는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진옥이 자신과 같은 상처를 가진 것을 알고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된다.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지PD 역을 맡아 '국민 연하남' 수식어를 얻은 지현우는 '빛나는 순간'을 통해 파격적인 사랑을 선보인다.

지현우는 "연기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였다. 고두심과 연기하며 물음표를 조금 알아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 의지하고 기대며 친구처럼 편하게 촬영했다. 지난해 두 달간의 시간이 행복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보다 감성적으로 바라봐달라"라고 강조했다.

제주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된 '빛나는 순간'에서 제주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고두심을 포함한 대부분의 출연진이 제주 사람인 이 영화는 제16회 제주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 감독은 곶자왈, 이끼폭포 등 제주의 숲과 자연을 드론 촬영으로 스펙터클하게 담았다. 그는 "제주에서 찍고 제주도민의 도움을 받아 완성할 수 있었다. 제주의 감성을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대사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를 통해 힘을 얻었으면 한다. 모두가 스스로 '빛나는 순간'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해녀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조사했다. 굉장히 존경스럽고 경이로운 점이 많았다. 제주라는 척박한 섬에서 삶을 스스로 일궈내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이 모습 외에 숨겨진 감정이 존재한다고 봤다. 검은 현무암 돌덩이 같은 모습에서 들꽃 같은 모습이 있을 거로 생각해서 해녀를 취재하고 인터뷰했다. 섬세하고 여리면서도 사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여성 노인과 청년의 로맨스를 두고는 "나이 차이가 파격적인데 나이를 그저 숫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상처 입은 두 세대가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해줄 때 비로소 아름다운 사랑이 완성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마음에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빛나는 순간'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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