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km 짐승투' 지켜본 사령탑 "나이만 젊었으면 투수도 해볼만" [MD스피커]

[마이데일리 = 인천 윤욱재 기자] 146km. SSG '짐승' 김강민(39)이 마운드에 올라 기록한 최고 구속이었다.

김강민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9회초 투수로 깜짝 등장했다. 정주현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던 그는 최고 146km까지 나온 빠른 공을 앞세워 ⅔이닝 1피안타 1실점을 남겼다.

김강민은 어떻게 마운드에 오르게 된 것일까. SSG는 1-14로 크게 지고 있어 다음 경기를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시즌 초반에 수베로 감독이 야수를 투수로 기용하기도 했는데 나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 사정상 야수가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거꾸로 상대가 야수를 투수로 올린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면서 "사실 어제는 애초에 야수를 투수로 올릴 생각이 없었다. (서)동민이가 최대한 이닝을 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8회에 공교롭게도 헤드샷이 나오는 바람에 (하)재훈이로 2이닝을 끌기에는 투구수가 어려울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김강민에게 의사를 물었고 김강민은 "나가고 싶다. 준비가 돼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러자 김원형 감독은 "일단 그럼 불펜에서 팔울 풀고 나가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투수를 아끼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어제 날씨도 안 좋고 팀이 크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팬들이 집에 가지 않고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이럴 때 이벤트성으로 팬 서비스 차원에서 야수를 투수로 마운드에 올리면 어떨까 싶었다"는 김원형 감독은 "(김)강민이가 투수로 입단했던 선수다. 스트라이크도 어느 정도 던질 것이라 생각하고 올렸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투수 출신인 김원형 감독은 '투수 김강민'을 어떻게 평가할까. "나이가 젊었으면 투수로 해볼 수 있는데 너무 늦은 것 같다"고 웃은 김원형 감독은 "강민이에게 좋은 추억이 됐을 것이다. 나도 현역 때 타석에 두 번 나가서 삼진만 2번 먹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원형 감독은 "앞으로 이런 상황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점수차가 큰 경기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라는 것이 김원형 감독의 설명이다.

[김강민.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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