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호 "'모가디슈'=완벽, 류승완 감독 미쳤다!…아기였던 조인성 멋지게 성장"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허준호(57)가 영화 '모가디슈' 촬영에 임한 남다른 소회를 밝히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허준호는 28일 오전 화상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영화 '모가디슈'로 극장가에 출격하며, 작품과 관련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냈다.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는 실화를 바탕으로,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영화. 코로나19 이전 모로코에서 100% 로케이션을 진행,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냈다.

데뷔 30년을 훌쩍 넘긴 연기 장인 허준호는 '모가디슈'에서 주 소말리아 북한 대사관의 림용수 대사 역할로 완벽 변신했다.

그가 연기한 림용수는 대한민국과 UN가입을 경쟁하며 외교 각축전을 벌이는 인물이다. 당시 우리나라보다 20년 앞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외교 관계를 가졌던 북한의 상황을 느낄 수 있게끔, 허준호는 냉철하고도 카리스마 있는 묵직한 열연으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류승완 감독의 제안에 대본도 보지 않고 '모가디슈' 출연을 결심했던 허준호. 그는 "소속사를 통해 류승완 감독님의 연락을 받았다. 약속을 잡고 맛있는 음식점에서 진짜 오랜만에 만났는데 10 몇 년 만에 봐서 반가웠다. 당시 '모가디슈'에 대해선 이런 이런 내용이고 대본을 고치는 중이라는 얘기를 해줬다.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되게 재밌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이미 북한 대사 역할을 제안해 주셨다. 더 있다가 결정해야지, 소속사에 혼나기도 했지만 류 감독님의 눈빛에 신의가 갔다"라고 깊은 신뢰감을 표했다.

림용수 대사 캐릭터에 대해 허준호는 "본인이 아프면서도 사람을 구해야 하는 그 인물은 뭘까, 이 인물에 접근하려고 극 중 북한 대사관 식구들로 등장하는 네 명의 아이들과 일부러 더 친해져서 놀았다. 원래도 아이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더 시간을 같이 보내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류승완 감독님은 속된 말로 '미쳤다.' 좋은 의미로 말이다. 너무 멋있어 보였다"라고 극찬하며 "'모가디슈'는 제가 꿈꾸던 프로덕션이었다. 내가 못하면 미안할 정도로 촬영 현장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꿈이 이루어진 거 같아서 4개월 동안 그냥 즐겼다"라고 곱씹었다.

이어 "이렇게 큰 작품에 제가 불렸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현장에서 제가 적은 나이가 아닌지라 책임감도 컸다. 이 사람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해야 하니까, 그게 굉장히 신경 쓰여서 더욱 신중하게 하려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허준호는 4개월 동안 모로코 올 로케이션 촬영 소감을 묻는 말에 "김윤석, 조인성 등 이런 멋진 배우들을 옆에서 직접 보는 재미가 있었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방에 있으면 (김)윤석이가 전화로 밥 먹으러 오라고 하고, (조)인성이는 커피를 타주러 오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곤 했다"라며 "인성이 방에선 다들 모여 작품 회의가 이루어지고, 또 류승완 감독님 방에도 가서 토론하고 굉장히 좋은 모습이었다. 술 한 잔씩 하면서도 흐트러지는 게 아니라 절제하면서 몰입해 토론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특별하게 추억했다.

특급 후배 사랑을 과시하기도. 허준호는 한신성 역의 김윤석에 대해 "진짜 팬이었다. 제가 공백기를 가진 중간에도 김윤석의 출연작인 '황해' '추격자' 등을 챙겨봤고, 정말 엄청난 배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호흡해 보니 역시 '대배우다'라는 걸 느꼈다. 김윤석에게 너무 좋다고 대놓고 계속 칭찬하고 그랬다. 영광이었다"라고 밝혔다.

강대진 역의 조인성에 대해선 "작품에서 만난 적은 없지만 가끔 보는 후배였다. '모가디슈' 전에는 아기로만 봤던 조인성이었는데 '더 킹'을 보니 중년배우가 다 됐더라. 멋있는 배우가 됐는데, '모가디슈'에서 더 깊어졌다. 현장에서 후배들을 아우르는 모습도 멋있었다. 어린 조인성에서 그릇이 깊어진 조인성을 보니,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더라"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태준기로 분한 구교환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허준호는 "구교환은 귀여웠다. 작품을 많이 안 하고 저와 만난 것 같더라"라며 "무모할 정도로 뛰어드는 모습이 어릴 때 저를 보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요즘 잘 되는 것 같아 박수를 보낸다"라고 흐뭇해했다.

끝으로 허준호는 "저를 계속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이제는 할 작품이 적어졌다. 어릴 때는 이런 생각을 안 했는데, 지금은 한 작품 한 작품이 아쉽고 하루하루 촬영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그래서 계속 써주셔서 감사하고 소중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요즘 바뀐 건 현장이 점점 재밌다는 거다. 제작자분들한테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이제 시간 안에 주신 분량을 해내야 하니까 예전보다 대본을 더 읽고 나간다. 예전엔 시간제한이 없었으니까 계속해서 찍을 수 있지 않았나. 바뀐 제작 환경에 좀 더 공부하고 나갈 수 있어서 그 시간 덕분에 더욱 진지해졌다. 연기가 옛날보다 더 재밌다"라고 웃어 보였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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