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대표팀에 '총태횬(CHONG Taehyon)'은 누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 '총태횬CHONG Taehyon)이 누구지?'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리면 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해당 경기의 ‘라인업(Line-up)’과 ‘경기실황중계(Play by Play)’, ‘경기 통계(Game Statistics)’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2일 낮 12시에 열린 한국과 이스라엘전도 마찬가지이다. 경기 시작전에는 라인업이 뜨고 경기가 시작되면서 중계와 통계가 업데이트 된다. 물론 요새는 AI가 발달한 덕분에 해당 국가 언어로 보여준다. ‘플레이 바이 플레이’를 ‘경기 실황중계’로 자동 번역되어 있다.

한국 선수 라인업을 보다가 전혀 알수 없는 이름이 하나 나와서 누구지? 라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했다. 한국선수단 31명의 영문 이름을 읽으면 한글 이름과 그대로 매치된다. 30명은 그렇다.

그런데 선수와 팀 매니저(감독) 밑에 코치진을 보면 진갑용부터 김재현까지 6명의 코치진의 영문 이름이 적혀있다.

여기에 진짜 생뚱맞은(?)이름이 하나 들어 있다. CHONG Taehyon. 영문 표기법 그대로 읽으면 총(종)태횬. 대한민국에 총씨나 종씨가 있었나? 더더욱 야구 선수중에? 라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했다. 독특한 이름을 쓰는 트레이너인가? 등등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국가대표 발표 당시 이름과 영문 이름을 비교해보니 독특한 영문명 이름을 적어낸 코치는 정대현 투수코치였다. 보통 사용하는 로마자 표기법과는 전혀 다른 식의 영문 이름을 적어낸 것이었다.

정코치의 영문 이름은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따른 표기법이다. 인터넷 오픈 백과 사전인 나무위키에 따르면 이 표기법은 1939년에 미국인 학자(매큔-라이샤워)가 한글학자인 최현배, 김선기, 정인섭 세명의 도움을 받아서 만든 한글표기법이라고 한다. 지금의 로마자 표기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표기법에 따르면 정코치의 성인 정(CHONG)의 영문자중 'O'위에 반달같은 표시가 있어야 하는데 사라지는 바람에 정씨가 총(종)씨가 되어버린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부산(BUSAN)을 PUSAN으로 제주(JEJU)를 CHEJU로 표기하는 것이 이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따른 예이다.

그럼 정대현 코치는 이 표기법을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아마도 여권을 만들때부터 사용한 것을 지금까지 사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 KBO측의 설명이다.

이진형 KBO 사무 1차장은 “국제 대회의 등록이름은 여권의 표기법에 맞춰서 표기하는데 정대현은 예전부터 이 이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야구 결승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투수가 정대현인데 당시에도 공식 이름은 ‘CHONG TAEHYON’이었다. 이에 앞서 2006년 WBC때도 정대현은 같은 이름을 썼다.

한편 외교부 여권안내 홈페이지 '로마자 성명의 정정 또는 변경'조항에 따르면 고시기준 1%이하 또는 1만명 이하만 사용하는 경우 성을 고칠 수 있다. 그 예로 정(JONG)씨를 JUNG으로 변경을 허용한다고 예시되어 있다.

[사진=도쿄올림픽 홈페이지와 스브스포츠 화면 캡쳐. 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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