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너냐?" 웃고 넘긴 정찬헌, 트레이드도 추억이 되겠죠[MD스토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하필 너냐? 하필 우리냐?."

LG 2루수 서건창과 키움 우완투수 정찬헌의 1대1 맞트레이드.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에 이뤄진 거래들 중 가장 임팩트가 컸다. 올 시즌 '무조건' 대권을 노리는 LG가 취약 포지션인 2루를 메우기 위해 키움에 서건창 영입을 문의했고, 선발진이 무너진 키움이 화답했다.

정찬헌에게 트레이드 당시 소감을 들었다. 2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여느 때처럼 (LG 소속으로)훈련을 마치고 귀가하고 있었는데 전화로 소식을 들었다. '알겠다'라고 하고 끊었다. 그리고 기사가 나오고, 주위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라고 했다.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2차 1라운드로 1순위로 입단한 LG. 13년간 청춘을 바친 팀이다. 그러나 정찬헌은 침착하게 대처했다. "솔직히 예상은 못했다"라면서도 "어떤 선수든 똑같다. 소속팀을 떠나는 건 힘들 수도 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불안감도 공존한다. 우리 팀에서 나를 원했고, LG라는 팀에선 서건창을 원했다"라고 했다.

키움 유니폼을 입고 퓨처스리그도 치렀다. 지난달 31일 인천 SSG전서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했다. 정찬헌은 키움 생활에 대해 "크게 다른 느낌은 없다. 동료들과 다시 친해져야 하고 14년간 한 공간에서 신인, FA 등 외부에서 들어온 선수들을 받아만 봤지 내가 이적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적이 처음이다 보니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키움의 어린 동생들, 형들 모두 잘 대해준다.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단, 트레이드 대상이 '친구' 서건창인 건 묘한 기분이 들었나 보다. 정찬헌은 "워낙 오래 알고 지낸 친구다. 트레이드 이후 통화를 했는데 우스갯소리로 '하필 너냐, 하필 우리냐'라고 했다"라고 했다.

그래도 정찬헌은 "그렇게 맞추고 싶어서 맞췄다기보다 카드를 맞추다 보니 그런 것이다. 프로에 있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 또한 좋은 기억,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시간이 흐르면, 정찬헌도 서건창도 다시 웃을 날이 찾아올 수 있다.

[정찬헌.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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