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의 몰락', 삼성화재vs현대캐피탈, 무색무취 전통의 라이벌전'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 감동을 이어받아 많은 관심 속에 개막한 '2021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남자부는 지난 14일에 시작해 21일까지 경기하며, 여자부는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한때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던 남자배구다.

남자 경기를 하게 되면 꽉 찬 경기장에서 배구를 하고 있다가 이어서 여자배구 경기가 시작되면 관중의 반 이상이 빠져버리며 텅 비어 있는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했던게 여자배구였다.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그럴만도 한게 남자배구는 오랫동안 올림픽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출전권을 따는 데 연이어 실패하고 있다. 2000년 대회는 김세진, 신진식 등의 스타가 뛰었던 대회였다. 그리고 현재 남자배구는 김연경과 같은 슈퍼스타도 없다.

하지만 남자부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양강구도로 많은 소녀팬들을 몰고 다닐때가 있었다.

'전통의 배구 명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리그 원년부터 V-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 팀이자 명문 구단이었다.

당시 90년대의 남자배구를 뒤돌아보면 마낙길, 하종화 세대부터 김세진, 신진식 세대까지 많은 스타들의 활약으로 최고의 인기 스포츠중 하나였다. 그리고 신치용 전 감독과 김호철 전 감독의 신경전도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양팀은 그때 느낌을 가져보고자 V-클래식매치를 편성했고 18일 올시즌 처음으로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맡붙었다.

현대캐피탈의 3-0 압승으로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긴했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삼성화재는 컵대회를 앞두고 선수단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해 출전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런 삼성화재를 이긴 현대캐피탈도 A조 3위를 기록하며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양팀은 더이상 V-리그를 대표하는 팀이 아니다. 삼성화재 유니폼에는 별 8개가, 현대캐피탈 유니폼에 별 4개가 새겨져있지만 순위표 가장 밑에서 경쟁하고 있는게 이제는 낯설지가 않다. 리빌딩중이라지만 지난 시즌 삼성화재는 최하위 7위, 현대캐피탈은 6위였다.

이제 프로배구는 남자부보다 여자부가 팬들의 관심을 더 받는 리그가 됐다. 남자부가 다시 살아나려면 열성 팬이 많았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예전처럼 다시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야한다. 남자배구를 위해서라도 두팀의 분발이 필요하다.

[전통의 라이벌 매치라는 말이 무색했던 양팀의 경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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