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착한 드라마의 해피엔딩 [강다윤의 카페인]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가 끝났다.

16일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최종회는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4.1%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시즌1부터 달려온 1년 여의 훌륭한 마무리였다. (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의 중심은 율제병원 5인방 이익준(조정석), 채송화(전미도), 안정원(유연석), 김준완(정경호), 양석형(김대명), 일명 '99즈'였다.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의사와 간호사, 환자가 맞물리며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그려냈다.

일명 '마라맛'이라 불리는 자극적인 전개도, 날뛰는 악역도 없었다. 분명 위기는 있었지만 아슬아슬 줄 타는 듯한 갈등도 찾을 수 없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99즈의 일상과 그 속에 녹아든 환자들의 이야기로 빼곡했다. 착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따뜻함과 편안함을 안겼다.

진한 사람 냄새에 무르익은 러브라인도 더해졌다. 시즌1에서 이미 커플이 된 안정원은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장겨울(신현빈)의 아픔을 다독이는 등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익준은 채송화가 "네 마음 그대로면, 우리 사귈까?"라고 묻자 뜨거운 키스로 답했다. 양석형 또한 "그러니까 이제 그만 고백해"라며 추민하(안은진)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이들의 사랑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콤하게 녹였다.

매회 엔딩을 장식하는 '미도와 파라솔'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노래는 극의 전개와 어우러져 매회 스토리를 관통했다. 1980~2000년대 추억의 곡들은 힐링을 선사하면서도 감정 몰입을 톡톡히 도왔다.

물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향한 비판도 있었다. 모든 걸 다 갖춘 엘리트들의 선량한 이야기, 냉정한 의료현장은 반영되지 못한 판타지, 휴머니즘 가득한 유토피아.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상황에서 현실과의 괴리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는 애청자라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지적들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 점들이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를 향한 셀링 포인트를 자극한 게 아닐까. 삶은 고달프고,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하면 벌써 밤이다. 고단함을 이겨내고 다음 날을 위한 준비까지 마쳐야 한다. 그럴 때, 다소 슴슴하고 밋밋하더라도 순한 이야기를 즐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 않을까. 이상적인 세계에서 이상적인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욕망이 이상할 것 있을까. 그렇다면, 이렇게 착한 드라마도 괜찮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최종회는 이러한 바람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익준과 채송화는 둘만의 캠핑을 떠나는 등 알콩달콩한 나날을 보냈다. 안정원은 장겨울의 어머니와 식사를 약속했고, 함께 미국행을 예정했다. 양석형은 추민하와 뜨거운 키스를 나눴고 김준완과 이익순(곽선영)은 눈물로 재결합을 알렸다. 단 한 명도 빠짐없이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팍팍하기 그지없는 일주일, 현실과 한 발짝 떨어져 있었더라도 하루쯤은 마음 편히 즐겼던 이야기. 그래서 이들의 행복한 마무리가 기쁘다.

[사진 = tvN 제공,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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