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안우진은 2아웃, 야구인생의 위기관리능력도 중요하다[MD이슈]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죄송합니다."

키움 안우진은 23일 고척 NC전서 5⅔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4승(7패)을 따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고, 팀의 6연패도 끊었다. 개인적으로는 2개월 반만의 승리였다.

그러나 안우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죄송"이라는 말을 정확히 5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7월 초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사적모임 및 음주 사건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한현희가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서 하차하면서 자필 사과문을 발표한 것과 달리, 안우진은 전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결국 징계를 마치고서야 팬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이날 키움이 졌다면, 사과 시점은 더 늦어질 뻔했다.

안우진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잘못된 행동을 해서 반성하고 있다. 팀원들에게 죄송하다. 그동안 잘못에 대해 많이 반성해왔다. 팬들에게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했다. 복귀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내 잘못이다. 죄송하다"라고 했다.

안우진은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도 공식 사과했다. 결과적으로 복귀전은 그동안의 속죄투가 된 모양새다. 그러나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안우진은 사과를 한 것일 뿐, 용서 혹은 KBO리그의 상품 중 하나로서 소비하고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KBO리그의 주인인 팬들이 한다.

이제 안우진은 진짜 시험대에 오른다. 이미 고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으로 2018년 입단과 동시에 1~2군 스프링캠프 참가 금지 및 개막 후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소화한 바 있다. 이후 1군 등록과 함께 "좋은 사람이 되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3년만에 술판 파동으로 팬들의 믿음을 걷어찼다.

그리고 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제 팬들은 안우진이 그 마음을 잊지 않은 채 좋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 훌륭한 야구선수로 거듭나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일이다. 이미 두 차례 사고를 치면서, 더 이상 야구만으로는 보답할 수 없는 처지다.

홍원기 감독은 6연패 탈출 직후 안우진 관련 코멘트를 전혀 하지 않았다. 논란을 의식하기도 했지만, 인간적으로는 안우진을 용서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기 전 안우진에게 인사를 받았을 때도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본인이 잘 알 것이다"라고 했다.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있다. 안우진은 프로 4년차, 만 22세인데 이미 야구인생에서 2아웃에 몰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1아웃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투수로서 위기관리능력도 중요하지만, 야구인생에서 인간 안우진의 위기관리능력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안우진.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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