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존심 스크래치, 그의 뒤엔 ERA 5점대 투수들만 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2년 전만 해도 평균자책점 하나 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평정하던 선수였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던 2019년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기폭제가 됐다.

토론토로 이적한 첫 시즌인 지난 해에는 살벌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옮겨 우려가 컸지만 류현진은 명성을 유지했다. 물론 단축시즌이기는 했어도 류현진이 기록한 평균자책점 2.69는 그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류현진에게 평균자책점은 자존심과 같다. 그래서 올해 그가 기록하고 있는 평균자책점 4.34는 어색하기 그지 없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치솟자 "선발투수로 뛰면서 첫 번째 목표로 평균자책점을 생각하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류현진은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4위에 랭크돼 있다. 겉으로 보기엔 14위라는 순위도 엄청 나쁜 것 같지 않지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로 한정하면 그렇지 않다.

아메리칸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17명. 류현진의 뒤에는 단 3명의 투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류현진의 뒤에 위치한 투수들은 모두 하나 같이 5점대 이상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마이크 마이너(캔자스시티 로열스)가 평균자책점 5.05로 15위, 댈러스 카이클(시카고 화이트삭스)이 5.18로 16위, 조던 라일스(텍사스 레인저스)가 5.36으로 17위에 머무르고 있다. 즉, 류현진은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가장 수치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마침 목 부상으로 인해 잠시 쉬어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시각으로 29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양키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기억을 살려야 한다. 류현진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류현진.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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