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급 성적인데…자포자기한 오타니 "이기고 싶은데…매우 실망"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그도 지는 것이 지겹다"

LA 에인절스 오타니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쳤으나, 승리 수확에 실패했다.

최근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오타니다. 그는 지난 20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는 8이닝 동안 10탈삼진 2실점(2자책)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노 디시전에 그쳤다. 그리고 27일도 7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10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지만, 승리 운은 따르지 않았다.

결국 최근 세 경기 연속 승리를 쌓지 못한 오타니는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첫 두 자릿수 승리-두 자릿수 승리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에인절스에게 남은 경기는 단 6경기, 오타니에게도 기회는 단 한 번 밖에 남지 않았다.

오타니는 27일 경기가 끝난 뒤 마음에 있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나는 팀을 정말 좋아한다. 팬들도 좋고,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내게 가장 큰 것"이라며 "매우 실망스럽다. 나는 항상 플레이오프 진출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202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계약 연장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오타니는 '2년 뒤 FA가 되는데 그 전까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도 솔직한 마음을 숨지지 않았다.

오타니는 "7~8월에는 좋은 경기를 펼쳤고, 승률도 5할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의욕을 유지하기 힘들었다"며 "팀에 변화가 없다면 포스트시즌 경쟁이 꽤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에인절스는 지난 2014년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올해도 156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74승 82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 가을 무대를 밟는 것이 불가능하다. 오타니의 발언에 'LA 타임스'는 "에인절스가 오타니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LA 타임스는 "오타니는 에인절스타디움에서 13경기에 등판해 6승 무패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했다. 올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41홈런)보다 많은 홈런을 쳤고, 맥스 프리드(애틀란타, 152개)보다 탈삼진이 많으며, 클레이튼 커쇼(다저스, 3.38)보다 평균자책점이 낮다"며 "그도 지는 것이 지겹다. 마이크 트라웃, 앤서니 렌던, 저스틴 업튼이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마치게 됐고, 오타니는 여름 내내 그 짐을 짊어졌다"고 강조했다.

일본 '더 다이제스트'는 "현재 2023시즌까지 에인절스와 계약이 돼 있는 오타니는 2022년 오프 시즌 대형 계약 체결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미국 현지 언로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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