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을야구 주역→1할대 부진 퇴출→타점 2위 부활…알고보니 우승청부사였나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KT가 대체 외국인타자로 제라드 호잉(32)을 영입할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호잉은 2018~2020년 한화에서 뛰었던 경력이 있고 2018년에는 타율 .306 30홈런 110타점 23도루를 기록하며 한화가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향하는데 크게 공헌한 선수였다. 2019년에도 타율 .284 18홈런 73타점 22도루로 준수했으나 폭발력은 감소했고 2020년에는 타율 .184 4홈런 14타점 5도루로 주저 앉으면서 끝내 한국 무대를 떠나야 했다.

물론 호잉이 올해 트리플A에서 타율 .333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28타석에서 남긴 기록이라 표본이 너무 적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호잉을 두고 "수비만 잘 해도 괜찮다"라고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 했다.

후반기에 합류한 호잉은 8월 타율 .188에 그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9월 이후 타율 .301 7홈런 32타점으로 달라진 타격감을 보였다. 10월 들어서는 타율 .455 2홈런 5타점으로 고감도 타격감을 뽐내는 중이다.

어느덧 타율 .260 9홈런 42타점이라는 기록을 쌓은 호잉은 후반기 타점 2위로 해결사 역할도 해내고 있는 중이다. 9월 이후 득점권 타율은 .333로 찬스에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10일 잠실구장에서 "호잉이 이대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 처음엔 수비만 생각했지만 과거에 잘 쳤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속으로는 타격에 대해서도 기대했다. 홈런 9개에 타점도 꽤 있다"라고 최근 호잉의 타격감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강철 감독이 보는 호잉의 달라진 점은 바로 인내심이다. 이강철 감독은 "초반에는 모르는 투수가 많아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한 타석 지나고 변화구를 치는 것을 보면 노림수도 있다. 유인구를 잘 참으면서 스트라이크를 때리니 안타를 칠 확률이 높다. 볼을 얼마나 참느냐가 중요하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치니까 좋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라고 포인트를 짚었다.

KT는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70승 고지를 밟으면서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위 LG와 3위 삼성의 추격으로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선두 자리를 뺏기지 않으면서 이제는 창단 첫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호잉의 타격이 살아나면서 KT의 선두 질주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제라드 호잉.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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