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군도, 2군도 최하위지만…말로만 외치던 리빌딩 아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리빌딩은 말로만 외친다고 완성할 수 없다. 무엇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뤄지기까지 인내와 고통의 시간은 필수적이다.

한화는 올해도 최하위가 유력하다. 그러나 뼈를 깎는 고통으로 '과정'을 만들고 있다. 한화가 특히 신경을 쓴 것은 퓨처스리그 선수단 운영이었다. 사장-단장-1군-퓨처스 운영 일원화라는 목표 아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최원호 퓨처스 감독이 수시로 소통을 하면서 '유망주의 요람'을 가꿔 나갔다.

올해 한화는 퓨처스리그에서 23승 55패 4무로 북부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한화는 3년차 이하 선수 21명이 1군 무대를 밟게 하면서 경험치를 쌓도록 했다. 현재 등록선수 평균 연령은 25.6세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젊은 뎁스를 자랑한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과 최원호 감독의 합의로 퓨처스 선수단에 '게임 미션'을 부여했다. 다음은 올해 한화 퓨처스 선수단에게 주어진 게임 미션이다.

▲ 타격 : 빠른 볼카운트, 타자가 유리한 볼카운트(1S 1B, 2B 1S)에서의 연습, 상대 투수가 카운트를 잡으려는 공을 놓치지 않고 강한 타구를 만들도록 베스트 스윙을 하도록 미션 부여.

▲ 투수 : 공격적인 투구, 2스트라이크를 잡고 볼로 빼지 않고 바로 승부. 3구 삼진 능력도 테스트. 제구가 안 되는 선수들은 직구 위주의 투구 주문. 대졸 선수에게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구종을 만들도록 주문.

▲ 수비 : 수비 시프트는 20-30% 단계별로 확률을 높여서 진행. 데이터가 누적된 선수가 나오면 확실하게 시프트를 사용. 1군은 선수 주도적인 반면, 퓨처스는 송구홍 코치와 백승룡 코치가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선수에게 잡아주는 역할을 함. 현재는 1군에서 내려오는 선수들이 퓨처스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선수들끼리도 자발적으로 하는 중.

▲ 작전 / 주루 : 런 앤 히트, 도루 시도 주문. 실패해도 시도 주문. 투구폼 캐치해 본인 만의 도루 타이밍 연구, 바운드된 공에 공격적 진루 주문.

현재 퓨처스리그 공식 일정은 종료됐지만 한화 퓨처스 선수단은 KBO 리그 종료일인 30일에 맞춰 29일까지 14차례의 연습경기를 편성해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신진급 선수들의 플레잉타임을 보장하고 게임 미션을 지속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진행할 마무리캠프 기간에도 젊은 선수들의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연습경기 일정을 최대한 편성할 계획이다.

수베로 감독은 "최원호 감독과 한 시즌 동안 주기적으로 원활하게 소통했다. 투수, 야수 파트 모두 내가 요청하고 원하는 메시지가 잘 실행됐다. 한국은 퓨처스라 하더라도 어린 선수들을 내보내는 팀이 성적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어떻게 보면 우리 퓨처스팀이 높은 순위를 마크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최원호 감독을 비롯한 퓨처스팀 코칭스태프가 그런 부분에 휘둘리지 않고 많은 플레잉 타임을 어린 선수들에게 할애했다. 그 방향성이 우리 팀 상황에는 맞는 것이기에 뜻깊은 결정이라고 생각된다"라고 총평했다.

최원호 감독 또한 "시즌 초 목표로 두었던 부상 최소화, 인코어 선수와 아웃코어 선수들의 목적성에 맞는 플레잉 타임과 게임 미션 제공 등 육성 목표가 원활히 실행됐다"라면서 "퓨처스리그는 종료됐지만 수베로 감독님과 의견 교류로 선수단의 실전감각 유지를 위해 퓨처스는 11월 둘째 주까지 연습경기를 소화한다. 그 이후부터는 내년 시즌을 위해 회복훈련을 거쳐 개인 훈련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왼쪽)과 최원호 한화 퓨처스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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