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켈리를 위한 팀?...류지현 감독의 '신기록' 고집에 '옵션' 궁금증 폭발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의문이 든다. 왜 LG 류지현(50)감독이 용병 에이스 케이시 켈리(32)의 선발 5이닝 투구에 신경을 쓸까?

우완 케이시 켈리는 20일 잠실 홈구장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5이닝 6피안타 4실점, 1볼넷으로 무너졌다. 1회초 투구부터 이상한 상황이 발생했다. 키움 1번 이용규를 중전안타로 진루 시킨 뒤 2번 김혜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잘 잡았으나 3번 이정후 타석 때 보크를 범해 1사 2루가 됐다. 이정후를 헛 스윙 삼진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보크가 없었다면 2사 1루가 이어졌고 키움 4번 크레익의 좌전안타 때 이용규가 득점하기 어려웠다.

LG는 곧 이은 1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내 경기를 3-1로 역전시켰다. 홍창기가 볼넷으로 걸어 나간 뒤 김현수의 중전안타, 채은성의 좌전 적시안타, 김민성의 2타점 우익수 쪽 2루타가 나왔다.

2회부터 4회말까지는 양팀 모두 득점없이 소강 상태가 계속됐다.

키움의 5회초 공격이다. 케이시 켈리는 키움 7번 이지영과 11구 접전을 펼치다가 볼넷으로 진루시켰다. 파울이 5개가 나왔다. 패스트볼이 시속 147km, 슬라이더가 138km로 스피드는 있어 보였으나 켈리의 공이 키움 타자들의 눈에 잡히기 시작한 느낌을 주었다.

무사 1루에서 다음 좌타자 변상권에게는 우완 켈리가 약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류지현감독은 잠시 투수 교체를 고민했을 수 있다. 그런데 3구 연속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3루에 몰렸다. 포수 유강남과 경헌호 투수코치가 통역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 켈리에게 잠시 쉴 틈을 줬으나 후속 역시 좌타자 예진원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3-2 한 점 차가 됐고 무사 1,2루가 계속됐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여기서 이용규에게 번트 작전을 펼쳤는데 연속 파울을 기록해 투 스트라이크에 몰려 3구 강공으로 갔다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다음 타자 김혜성 타석에서 느닷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켈리가 초구에 원바운드 폭투를 범해 예진원이 2루, 변상권이 3루까지 가 1사2,3루가 됐다. 결국 켈리는 김혜성에게 2타점 우중간 안타를 맞아 경기가 3-4로 역전됐다. 켈리는 이정후 타석 때 김혜성의 2루 도루를 허용했다. 1사 2루 추가 실점 위기에 몰린 것이다. 한번 더 투수 교체를 고민해볼 상황이었다.

결국 켈리는 이정후를 2루수 직선타구로 잡아냈다. 다음 타자는 1회초 적시타를 친 크레익이었다. 이번에는 켈리가 1루수 땅볼로 막고 5이닝 채웠다. 그러나 4실점이다.

결국 LG는 키움에 5-6 한 점차로 패함으로써 2위를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케이시 켈리는 지난 해 12월11일 총액 140만달러(약 16억원) 규모에 LG와 재계약했다.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70만달러(보장 총액 100만달러, 약 11억원)인데 인센티브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이 별도로 책정됐다.

LG 류지현감독은 막판 페넌트레이스를 포스트시즌처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경기가 역전되고 추가 실점 상황이 됐는데도 케이시 켈리에게 5이닝 투구 기회를 줬다. 5이닝 동안 89개를 던졌다. 1회에 보크, 5회에는 폭투가 나왔다.

인센티브 조항에 5이닝 투구 경기 수, 혹은 6이닝 3자책점 이하 퀄리티 스타트가 포함돼 있는지 궁금하다. 켈리는 작년 5월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55경기 연속 선발 5이닝 투구 이상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켈리는 기록을 이어갔으나 팀은 휘청했다. LG가 적어도 2위를 해야 한국시리즈 도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메이저리그 휴스턴이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선발 투수의 투구 이닝에 연연하지 않고 과감한 불펜 야구를 펼치고 있는 것을 주목해볼 만하다.

[사진=곽경훈 기자]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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