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양현종만 허락된 최동원상, 롯데는 언제 1호 수상자 배출하나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해 다시금 최동원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11년 별세한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은 올해로 별세 10주기를 맞았고 오는 11월 11일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1984 최동원'이 개봉될 예정이다.

올해 최동원상은 누가 수상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한국판 사이영상인 최동원상이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최동원기념사업회 주관으로 2014년부터 제정된 최동원상은 초대 수상자 양현종을 시작으로 2015년 유희관, 2016년 장원준, 2017년 양현종, 2018~2019년 조쉬 린드블럼, 2020년 라울 알칸타라까지 무수한 수상자를 배출했다.

눈여겨볼 점은 그동안 수상자의 '카테고리'가 한정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두산 투수 아니면 양현종에게만 허락된 상이었던 것이다. 양현종은 국내 투수로는 유일하게 두 차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최동원상은 2018년부터 외국인투수에게도 문호를 개방했고 린드블럼이 2년 연속 수상을 한데 이어 작년 알칸타라까지 두산의 효자 외인들이 독식을 했다. 특히 알칸타라는 지난 해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 역시 두산 투수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바로 아리엘 미란다다. 미란다는 14승 5패 평균자책점 2.29로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1위, 다승 공동 3위에 랭크돼 있다. 무엇보다 탈삼진 221개를 기록하면서 1984년 최동원이 세운 역대 KBO 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인 223개에 2개 차로 다가섰다. 미란다가 이 기록을 넘어선다면 최동원상 수상 가능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투수로서 성적도 훌륭한데다 최동원의 대기록을 넘어서는 의미까지 더해지면 미란다가 가장 수상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롯데 투수의 첫 수상자 배출은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에는 댄 스트레일리가 '댄학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15승 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뛰어난 성적을 거둬 수상 후보로도 거론이 됐으나 올해는 10승 11패 평균자책점 4.18로 지난 해에 보여준 강력한 투구를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머지 않아 롯데 투수의 수상도 기대해 볼 수는 있다. 후반기 들어 좋은 내용의 피칭을 여러 차례 보여준 박세웅은 내년 시즌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다. 박세웅은 지난달 최동원 전 감독 별세 10주기를 맞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욕심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최동원 선배님이 롯데를 상징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롯데 내에서 최동원상을 받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열망을 드러낸 바 있다.

롯데는 올해 치열한 5강 싸움을 전개했으나 점점 가을야구행 확률이 희박해지고 있다. 롯데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마운드의 재건이 필수적이다. 1984년 최동원, 1992년 염종석이 해낸 것처럼 팀의 중심을 잡아줄 에이스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 롯데가 최동원상 첫 수상자를 배출하는 그날에는 롯데 역시 도약해 있을 것이다.

[최동원 전 감독의 현역시절 모습.(첫 번째 사진) 지난 해 최동원상을 수상한 라울 알칸타라.(두 번째 사진)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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