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판박이'...LG는 왜 10월에는 1점 승부에 약할까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LG가 주초 잠실 홈구장에서 펼친 키움과의 3년전에서 19일 4-5패, 20일 5-6패, 2경기 연속 1점차 패배를 당하고 21일 또 다시 1점차 패전 직전에 몰렸다가 9회말 겨우 1점을 뽑아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LG 류지현감독은 4-5로 뒤진 9회초 투수를 정우영에서 고우석으로 교체하고 무실점으로 막은 뒤 9회말 최소한 동점, 아니면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배수진을 쳤다.

고우석은 대타 예진원을 삼진, 9번 변상권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 투아웃까지는 쉽게 갔으나 1번 이용규에게 중전안타, 김혜성을 볼넷으로 진루 시키며 흔들렸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가 내려간 뒤 3번 이정후를 1루수 직선타구로 잡아냈다.

9회말 LG의 마지막 공격. 키움 홍원기감독은 김태훈을 등판시켰다. LG는 첫 타자인 1번 홍창기가 유격수 쪽 내야안타로 진루해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LG는 1루에 대주자 김용의를 기용했는데 2번 서건창 타석 때 투수 김태훈의 1루 견제 송구가 빠지면서 김용의는 3루까지 달렸다.

그리고 2번 서건창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중심 타선인 3번 김현수가 우익수플라이, 4번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역전 끝내기는 없었다.

LG가 막판 중요한 시점에서 1점차 승부에 번번히 발목이 잡히고 있는 것은 지난 해 10월 말과 같은 양상이다.

2020년 10월과 올시즌 가장 큰 차이는 류중일감독에서 류지현감독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

지난 해 LG에 가장 뼈아팠던 1점차 역전패는 10월28일 한화전이었다. 당시 한화는 최하위였다. LG는 2위를 지키고 있었는데 이날 한화에 4회까지 6-0으로 앞서다가 5회초 6-4, 6회초 6-6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연장 11회 마무리 고우석이 송광민에게 우전 결승 적시 안타를 맞아 6-7로 어이없이 무너졌다.

당시 LG는 여유가 있었는지 6-4로 추격당한 5회말 공격에서 2사 후 양석환과 유강남의 연속 볼넷으로 1,2루 기회가 오자 은퇴를 예고한 박용택을 대타로 기용했다. 팽팽하던 경기의 긴장감이 풀리고 ‘레전드’에게 팬 서비스를 할 기회를 주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박용택은 교체 투수 강재민에게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리고 이틀 후인 10월30일 LG는 SK 와이번스에 2-3 한 점차로 져 3위에서 4위로 추락했고 두산 베어스가 3위로 올라섰다.

지난 해 LG와 올시즌 LG에서 변함없는 것은 투수 교체를 주저하는 것이다. 특히 선발 투수가 그렇다. 작년 한화전에서도 선발 임찬규에게 어떻게든 승리 투수 요건인 5회를 채워주려다가 6-4 추격 빌미를 제공했다. 이번 키움전에서도 케이시 켈리가 4실점하고 있는데 5회를 마치게 했다.

두번째는 외국인 용병 거포의 부재이다. 지난해도 라모스가 중요 경기에 부상으로 빠졌다. 큰 경기, 중요한 게임, 1점차 승부에서는 중장거리포, 홈런 한방이 중요한데 지난 해 10월과 올시즌에도 외국인 용병 거포가 사라졌다.

라모스 대신 영입한 저스틴 보어는 페넌트레이스가 끝나는 10월에 2군에서 몸을 만들면서 타격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32경기에 출장해 100타수 17안타, 2루타 2개, 홈런 3개, 17타점으로 타율 1할7푼을 기록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어찌 보면 역대 최악의 외국인 용병 타자이다.

과감한 투수 교체는 역전을 막을 수 있고 외국인 용병 거포의 한 방은 극적인 승리를 이끌 수 있다. 올시즌 LG의 선수 구성을 보면 허점이 드러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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