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골 먹혀놓고…” 브이로그 찍는 골키퍼에 왓포드 팬들 ‘분노’

[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왓포드의 골키퍼 벤 포스터를 향한 팬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포스터의 개인 유튜브 채널이 문제가 됐다.

포스터가 유튜브 채널 ‘자전거 타는 골키퍼 - 벤 포스터(Ben Foster - The Cycling GK)’를 연 건 지난해 9월이다. 벌써 110여 개의 영상이 올라왔고, 구독자는 85만 명을 돌파했다.

취미인 자전거 여행 영상은 물론, 구단 내에서의 생활, 경기 결과 예측 및 축구 평론, 동료 선수들과의 일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 영상들의 촬영 및 편집 수준은 상당하다. 이 채널을 위해 관련 전문 인력들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쯤 되면 유튜버가 직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팬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도 이 대목이다. 한창 시즌 중인만큼 ‘훈련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유튜브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터가 선발 출전해 올타임을 소화한 지난 16일 리버풀전에서 왓포드가 0대 5로 대패하면서 이 같은 여론엔 한층 더 불이 붙었다.

당시 관중석에선 포스터가 직접 초대한 것으로 알려진 UFC 선수의 모습도 포착됐다. 지인에게 티켓을 선물한 것을 두고도 팬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그 옆자리에 포스터의 유튜브 채널 관리자가 앉아 있었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팬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이 경기마저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로 활용하려 했던 게 아니었냐는 것이다.

포스터는 경기 도중 고프로 카메라를 달고 영상을 찍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최근 리버풀전을 다룬 영상엔 상대팀의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를 언급하며 “살라가 완전 펄펄 날았다”는 문구를 달아서 또 논란이 됐다.

그 직후 한 팬은 트위터에 포스터의 유튜브 캡쳐 사진과 함께 “포스터를 보내주자. 우리는 이제 봐 줄만큼 봐 줬다”는 글을 올렸다. 포스터의 ‘이중생활’을 바라보다 지친 팬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문장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The Athletic)은 현지시간 지난 18일 “이제는 ‘유튜버이자 축구 선수인’ 벤 포스터에 대해 이야기할 시점”이라고 썼다. 영국 스포츠 매체 조(JOE)도 포스터의 유튜브 채널을 둘러싼 논란을 다루며 “왓포드의 스태프들 역시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 = 벤 포스터 유튜브 채널]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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