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가 천하무적 FA로이드, 이러니 삼성이 1위로 올라가지 [MD포인트]

[마이데일리 = 대구 윤욱재 기자] 선수에게 있어 'FA' 만큼 큰 동기부여가 또 있을까. FA 권리 행사를 앞둔 시즌에 폭발하는 선수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유다.

삼성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을 맞았다. 드디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 6월 24일 이후 121일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2015년 정규시즌 우승 이후 암흑기를 맞았던 삼성이기에 그 감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삼성은 2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와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 KT를 제치고 1위로 점프했다.

이날 삼성 승리의 일등공신은 바로 '좌완 에이스' 백정현과 '안방마님' 강민호였다. 백정현은 특유의 핀포인트 제구력을 앞세워 KT 타선에 단 1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6⅔이닝 동안 안타는 3개 밖에 맞지 않았고 실점도 없었다. 무결점 투구였다. 백정현이 7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강판되자 '라팍'을 찾은 삼성 팬들은 기립박수로 환대했다. 이날 라팍에는 8512명의 팬들이 찾아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의 재미를 만끽했다.

강민호는 6회말 3-0 리드를 안기는 좌월 솔로홈런(시즌 17호)을 터뜨리면서 팀에 귀중한 추가 득점을 안긴 것은 물론 백정현~우규민~최채흥~오승환과 차례로 배터리 호흡을 맞추면서 환상의 리드를 선보였다.

백정현과 강민호에게는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FA를 앞두고 있는 '예비 FA'인 것이다. 백정현은 이날 6⅔이닝을 던져 프로 데뷔 후 두 번째로 규정이닝을 채우고 시즌 14승째를 따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드높였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수 최대어다.

생애 세 번째 FA가 눈앞으로 다가온 강민호는 4번타자와 안방마님이라는 역할을 모두 소홀히 하지 않으며 삼성이 1위로 도약하는데 크게 공헌했다는 점에서 또 한번 주목을 받는다.

물론 'FA로이드'는 아무에게나 적용되지는 않는다. KT에도 황재균, 박경수, 장성우 등 FA를 앞두고 있는 선수들이 있지만 이들에게는 'FA로이드'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삼성 강민호가 시즌 17호 홈런을 터뜨리고 베이스를 돌고 있다.(첫 번째 사진) 삼성 선발투수 백정현이 역투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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