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5위 희망을 되살린 '주장의 발', 직관 홈팬들 향한 무언의 다짐[MD포인트]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5위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무언의 다짐이었다.

키움 홍원기 감독에게 27일 고척 삼성전을 앞두고 "잔여 3경기(27일 이후 29일 고척 KT, 30일 광주 KIA) 모두 이겨야 될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게 어떤 점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홍원기 감독에게 돌아온 답은 "기본에 충실해야 하고, 팀에 희생할 수 있어야 하며, 투지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였다.

홍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선수들에게 이 세 가지를 강조해왔다. 말 그대로 야구선수의 기본 자세다. 5위 SSG에 1.5경기 뒤진 상황. 잔여 3경기를 모두 이겨도 두산, SSG, NC의 결과를 봐야 5강 진출 여부를 알 수 있다. 사실상 쉽지 않은 환경이다.

하지만, 포기는 할 수 없다. 마침 이날부터 고척스카이돔에 홈 팬들이 직관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 처음이다. 홍 감독은 "관중이 많이 들어와야 좋은 에너지를 받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팬들이 야구장 오는 것을 크게 환영한다. 응원에 힘입어 좋은 결과로 보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키움은 8-3으로 완승하고 대역전 5위 불씨를 살렸다. 기본적으로 선발투수 정찬헌의 호투가 돋보였다. 그에 못지 않게 돋보인 선수가 주장 김혜성이다.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혜성은 이날 2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두 차례의 도루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이정후 타석, 볼카운트 1B서 2루를 훔쳤다. 삼성 선발투수 마이크 몽고메리가 커터를 던지는 타이밍을 간파했다. 결국 이정후의 내야안타에 3루에 들어갔고, 윌 크레익의 3루 땅볼에 홈을 밟았다. 도루를 하지 못했다면 올리지 못한 득점이다.

3회 1사 1루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이정후의 유격수 땅볼 때 삼성 유격수 김지찬의 포구 실책이 있었다. 이 역시 발 빠른 1루 주자 김혜성을 의식해 넥스트 플레이부터 고려하다 포구 집중력이 흐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김혜성은 5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중전안타를 날린 뒤 이정후 타석에서 또 2루를 훔쳤다. 몽고메리가 1B1S서 3구 체인지업을 던지기 전에 지체 없이 2루로 달린 게 통했다. 결국 볼넷과 적시타에 다시 홈을 밟았다.

김혜성은 올 시즌 많은 일이 있었다. 수비를 잘 하는 선수인데 유독 실책이 많다. 가능성을 인정 받고 도쿄올림픽에 참가했으나 끝내 병역혜택을 받는데 실패했다. 후반기에는 갑작스럽게 주장으로 선임돼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루수로 옮겼다가 최근 유격수를 되찾기도 했다.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야구는 계속된다. 키움의 5위 도전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김혜성이 5위에 대한 의지를 고척돔을 찾은 홈 팬들에게 말이 아닌 발로 보여줬다. 삼성전 완승의 숨은 동력이었다.

[김혜성.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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