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는 '일주일'만에 어떻게 달라졌을까?...김호철 감독 부임 후 가능성을 확인한 IBK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일주일 만에 팀이 바뀌고 있다. 적장도 상대팀 주장도 모두 깜짝 놀랐다.

김호철 감독이 추락하던 IBK 기업은행 사령탑에 오른지 일주일이 되던 지난 23일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IBK 기업은행은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25-21 26-24 14-25 22-25 14-16)으로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반등 가능성을 확인한 경기였다.

최근 8연승 상승세를 달리던 적장 김종민 감독도 힘겹게 승리를 거둔 뒤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혀를 내두르며 "앞으로 IBK 기업은행이 굉장히 좋아질 것 같다"라며 놀라워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IBK 기업은행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리고 어떤 점을 보완하면 될까?

가장 먼저 김희진의 포지션 변경이 눈에 띈다. 김희진은 센터와 라이트 모두 가능한 선수다. 레베카 라셈과 함께 뛸 때는 라셈의 주 포지션이 라이트이기에 김희진이 센터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김호철 감독은 김희진을 대표팀에서의 포지션인 라이트로 바꿨고 새 용병인 달리 산타나를 레프트에 배치했다.

김희진의 포지션 변경은 경기가 계속될수록 그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 18일 라이트로 첫 출전한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17점에 공격 성공률 45%를 기록하더니 지난 23일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는 32점에 공격 성공률 37%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두 경기다 팀 내 최다 득점이었고 특히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는 상대팀 외국인 선수 켈시의 38점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김호철 감독은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렸던 명 세터 출신이다. 상대팀 세터의 토스 길을 읽는데 탁월하다. 최근 8연승을 이끈 도로공사 이윤정 세터가 이날 고전한 이유도 이런 이유에서다. IBK 기업은행은 이윤정 세터의 토스 길목에 블로커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적극적인 블로킹이 가능했다.

당황한 김종민 감독도 3세트부터 이고은 세터를 기용하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전새얀을 전진 배치하고 박정아의 포지션을 변경해 대응했다. 김호철 감독의 IBK 기업은행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경기와는 달랐다. 툭히 상대를 분석하는 눈이 달라졌다.

그리고 근성 넘치는 수비와 집중력으로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호철 감독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의 투지를 살려냈다.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과 끈질긴 수비가 살아난 IBK 기업은행은 이제 산타나의 기량 회복과 동시에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IBK 기업은행은 26일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을 상대로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첫승에 도전한다.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일주일만에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인 IBK 기업은행.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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